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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독점 인터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4월호-독점 인터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2.04.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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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호

혼자 키운 외동딸을 프랑스 청년에게 시집 보낸 허영자 시인

"우리 사위, 겉은 서양사람이지만, 속은 오리지날 한국사람이에요"

중견 시인 허영자씨(53) 외동딸 우스미양(24)은 왜 파란 눈의 프랑스 청년을 신랑으로 맞았을까? 왜 그들은 세 번이나 결혼식을 올렸으며, 세번째 결혼식을 한국에서 전통 혼례로 치른 이유는 무엇일까? 애지중지 키운 외딸이 식 올린 지 열흘 만에 머나먼 이국 땅으로 날아가 버린 요즘, 허영자씨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1991년 4월호-독점 인터뷰
1991년 4월호-독점 인터뷰1

 

1991년 4월호-독점 인터뷰2
1991년 4월호-독점 인터뷰2

 

하나뿐인 딸을 시집 보내는데 결혼식을 왜 세 차례나 치렀을까?

시인이며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인 허영자씨는 이 봄날 자신의 다섯번째 시집 제목처럼 '조용한 슬픔'에 잠기는 적이 더러 있다. 

엄마 혼자서 애지중지 키워 온 하나밖에 없는 사람스런 딸 우스미양이 결혼식을 올린 지 열흘 만인 지난 3월5일, 신랑을 따라 머나먼 프랑스 땅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새학기가 시작된 캠퍼스에서, 혹은 돈암동 어느 길목에서 허영자씨는 이따금씩 멈칫멈칫 걸을을 멈추곤 한다. 성신여대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수많은 여학생들 틈에서, 그리고 학교 앞 포장마차에 앉아 재잘재잘 떡볶이를 먹거나 리어카 주위에 둘러 서서 열심히 액세서리를 고르고 있는 여자애들의 뒷모슴에서 문득문득 딸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정말 발랄하고 천진난만한 아이였어요. 나랑은 친구처럼, 어느 땐 연인처럼 아무 허물 없이 지내던 아이였는데···. 참 이상해요. 스미가 하는 짓이면 뭐든 다 예뻐 보이는 거예요.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참 힘들어요. 내가 아무래도 '고슴도치'가 아닌가 몰라···"

스미양이 프랑스로 떠나기 전까지 허영자씨네는 지난해 이사온 성북동 한옥에서 모녀 3대가 오순도순 어울려 살았었다. 허영자씨와 그녀의 친어머니 그리고 외딸 스미양. 말하자면 '세 여자의 집'이었다. 그러나 스미양이 엄마 곁을 떠남으로써 성북동 집은 '두 여자의 집'이 되고 말았다. 

"이번엔 큰 홍역을 치른 셈이에요. 딸자식 하나 여의는데 자그마치 결혼식을 세 번이나 치렀거든요. 프랑스에서 두 번, 한국에서 한 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국제 결혼이다 보니 양쪽 나라 일가 친지들에게 인사를 안 갖출 수가 없었던 것. 프랑스에서는 그 나라 관례에 따라 시청에서 먼저 식을 올리고, 일주일 뒤 성당에서 신부님의 주례로 혼배를 올렸다. 그리고는 4주 후 한국으로 날아와 요즘 세상에선 보기 드물게 순수한 한국식 전통 혼례를 올렸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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