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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희 작가,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쳐(Personal Structures)' 초대
오명희 작가,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쳐(Personal Structures)' 초대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2.03.30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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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 등 전시
오명희 연작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The Days were Snowy but Warm)'.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한국 전통 미술을 독창적으로 현대화해 온 오명희 작가(수원대 명예교수)가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쳐(Personal Structures)'에 초대작가로 참여한다.  

오명희 작가가 초청받은 이번 특별전은 유러피안컬쳐센터(ECC)의 주관 아래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한 세계의 유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로 명성이 높다. 올해로 여섯번째이며, 그동안 로렌스 와이너(Lawrence Weiner), 아르눌프 라이너(Arnulf Rainer), 오노 요코(Yoko Ono), 헤르만 니치(Hermann Nitsch), 프랑수아 모렐레(Francois Morellet), 이우환 등과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참여한 바 있다. 

올해의 주제는 '반영(Reflections)'이며, 오명희 작가의 작품은 오는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베니스의 팔라조 모라(Palazzo Mora)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오명희 작가는 이번 특별전에서 세 점으로 구성된 연작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The Days were Snowy but Warm)'와 옻칠과 자개를 입힌 고가구인 '비밀의 방(Secret Chamber)', 그리고 두 개의 영상 작품 '사계절의 추억(Memories of Four Seasons)'과 '여름날의 추억(Memories of Summer Day)'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회의 성공을 위해 삼성전자도 나섰다. 전시장에 티비를 제공해 작품을 보여주고, 비엔날레 기간 동안  삼성 아트스토어에서는 더프레임 티비를 통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될 연작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는 시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가족앨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서구화, 한국의 전통 사회 그리고 팝 문화를 통해 가족 이야기를 탐구하며, 슬픔의 서사가 그려지는 옛 사진 위에 화조 기술로 꽃과 새를 그려 넣으며 자유와 희망을 그려넣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삶의 지속 가운데 봄날은 오고 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연작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

특히 한 작품에서는 1954년 주한 미군을 방문한 마릴린 먼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전시의 제목은 마릴린 먼로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을 요약한 것으로, 먼로가 당시 1만7000명의 미군 앞에서 공연을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고 회상한 것에서 착안했다.

작품에서 작가는 단정한 단색 치마를 입고 품위 있게 앉아 있는 전통적인 한국 여인의 이미지와 노출 심한 옷을 걸치고 당당하고 자유분방하게 서 있는 먼로를 병치한다. 다른 한쪽에는 한국의 선구적인 페미니스트이자 작가, 예술가인 나혜석을 배치했다.

또다른 작품에서는 한국 가족과 여성의 사진들을 병치했다. 양쪽에 각각 '본처'와 '첩'을 배치하여, 무리의 힘을 발산하는 남성들의 모습과 고독한 여성의 모습을 대비시켰다

오명희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옛 기술과 새로운 소재를 섞고 옛날 가족 사진에 기술을 입히며, 전통적인 꽃과 새를 그려 넣는 화조 기술을 통해 멀티미디어 작품에서 한 순간 아름답고 자유로운 힘을 가진 여성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유교 사상이 내재된 한국의 남성 중심 사회의 역사적 현실에 맞서는 여성의 감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실제 작가는 그 간의 작품에서 날아가는 스카프의 이미지를 통해 그녀의 자유에의 열망을 표현해오기도 했다. 그 열망은 전통 사회의 구속에서부터 실크 스카프처럼 바람에 날아가고자 하는 열망까지, 삶의 모든 면에서의 자유를 의미한다.

"최근 한국전쟁 때 이름 없이 숨진 전사자의 유해가 가족을 찾게 됐다는 기사를 읽었다. 비록 70년이 지났지만, 가족을 잃은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고 한국인이면 누구나 그 아픔을 공감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런 아픔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의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

전시회를 앞둔 오명희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포함해 아직도 고통과 갈등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과 온기의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한다.  

한편, 1895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59회째를 맞이한 베니스 비엔날레는 일명 '미술계 올림픽'이라고 불리며 세계 예술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미술전시회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아 올해 열리는 2022 베니스 비엔날레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Queen 류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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