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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차종 사려면 1년이상 기다려야 ... '반도체·배선다발' 대란
인기 차종 사려면 1년이상 기다려야 ... '반도체·배선다발' 대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4.11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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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완성차 업계가 생산차질을 겪으며 인기 차종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1년 6개월까지 길어졌다. 여기에 최근 자동차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차량용 배선 다발)'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며 납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초 딜러들에게 고객 상담을 위해 전 차종 납기표를 제공했다. 납기표 등에 따르면 기아에서 가장 납기가 긴 모델은 스포티지 HEV(하이브리드차량)다. 스포트지 HEV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18개월로 전월 대비 2개월 길어졌다. 연초(12개월)와 비교하면 무려 반년(6개월)이나 더 길어진 셈이다. 쏘렌토 HEV의 납기도 18개월로 연초 14개월에서 4개월 길어졌다. 

쏘렌토와 스포티지는 기아의 대표 SUV로 지난해 차박과 캠핑 등 열풍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스포티지 디젤도 14개월 이상, 가솔린도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스포티지 디젤도 13개월 이상, 가솔린도 10개월 이상의 대기가 발생한다.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의 납기도 연초 13개월에서 16개월 이상으로 3개월 이상 길어졌다. 이밖에 K5 HEV도 12개월 이상, K8 HEV도 12개월 이상, K8 LPI도 13개월 이상, 니로 HEV도 11개월 이상 대기해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에서도 인기 차종을 받기까지는 1년 이상의 대기가 발생한다. 대기가 가장 긴 모델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로,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연초 대비 납기 기간이 길어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셈이다. 

쏘나타 HEV는 연초 3개월에서 5개월로, 싼타페 HEV는 연초 8개월에서 12개월로 납기가 길어졌다. 이밖에 GV60은 12개월, GV80은 11개월, 포터 EV는 12개월, GV70 EV(전기차)는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아반떼 HEV도 11개월의 납기가 발생한다. 

신차 대기 기간이 불과 3개월만에 수개월 늘어난 것은 신차 공급 정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여파는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중국 도시 봉쇄 등으로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조달 문제까지 겹치며 생산차질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 각 부분에 전자장치들을 연결하는 전선으로 말 그대로 '배선 뭉치'를 뜻한다. 주로 중국 공장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일부 도시가 봉쇄되면서 지난달초부터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부품 재고 현황에 맞춰 일부 컨베이어벨트를 빈 상태로 돌리는 '공피치' 방식으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문제가 길어질 경우 국내 자동차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지난 2020년 중국이 와이어링 하네스 관련 공장을 '셧다운'하면서 현대차는 8만대, 기아는 4만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 최근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사태가 겹치며 차량 생산량이 주춤했고, 이 결과 납기일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와이어링 하네스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70~80% 정도로 상당한데, 이를 20~30%로 줄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업계에서 예상하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의 해소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서 점진적으로 탈피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도 올해초 IR을 통해 1분기까지는 일부 부품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돼 3분기에는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예상보다 더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지난해 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기차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등에 필요한 반도체는 내연기관에 비해 3~4배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신차 생산은 물론 재고 물량까지 늘려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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