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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부의금에 직장인들 '휘청' ... "3월부터 매주 청첩장 받아"
축의금·부의금에 직장인들 '휘청' ... "3월부터 매주 청첩장 받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4.1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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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한모씨(31·남)는 최근 잇따라 받은 청첩장이 반갑지만은 않다고 토로한다. 거리두기 조치의 완화로 결혼식장에 최대 299명까지 참석할 수 있게 돼 밀렸던 결혼이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축의금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망자도 늘어 부의금 부담 또한 크다. 급격히 늘어난 경조사비 지출에 직장인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한씨는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고 날도 풀려 좋지만 청첩장이 한꺼번에 오니 부담스럽다"며 "3월부터 빠짐없이 매주 한번은 청첩장을 받은 것 같다"고 12일 밝혔다. 한씨는 "결혼에 하객이 모여 예식이 예식다워졌다"면서도 "매주 있는 결혼식이 부담되고 귀찮은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친구의 청첩장을 받은 직장인 서모씨(28·여)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씨는 "지난주에 청첩장을 같이 받았다"며 "경조사에 가급적 참석하려 하지만 지갑이 신경쓰인다"고 속내를 밝혔다. 

서른 안팎의 한씨나 서씨가 청첩장을 많이 받는다면 50대 직장인 정모씨에게는 부고가 더 많이 온다. 정씨는 "코로나19로 부모상이나 장인장모상을 당한 사람이 많다"며 "최근 한 달동안 부의금으로만 60만원 가까이 지출했다"고 말했다. 

경기 동탄에서 일하는 직장인 강모씨(38·남)도 "최근 동료나 상사 가족의 부고 소식이 많다"며 "같은 회사를 다니다 보니 안 갈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강씨는 "심지어 낮에 결혼식에서 만난 회사 사람을 밤에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날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예식장 예약률과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1~3월 예식장 예약률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30% 상승했다. 참석 인원 제한이 299명으로 풀리면서 예약 연회장을 100인 규모에서 250인 규모로 바꾸는 경우도 늘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예식 담당자는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려는 단계로 올해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라며 "하객을 최대한 채워 식을 하려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예식업중앙회 관계자도 "코로나로 밀렸던 결혼 수요가 최근 늘고 있다"며 "결혼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예비부부가 많아 토요일은 예약이 어렵다"고 알려준다. 

사망자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사망자는 2만9686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9% 증가했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도 1월 1192명, 2월 1303명, 3월 8172명 등 빠르게 늘고 있다. 4월에는 11일 기준으로 3449명을 돌파했다. 

한국장례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의 장례 통계는 없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증가로 장례식도 당연히 늘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은 접종 구분 없이 최대 299명이다. 정부가 15일 거리두기를 더욱 완화하는 지침을 발표하면 결혼식과 장례식 참가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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