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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익성 '비상등' ... 이자 부담에 원자잿값 급등까지
기업 수익성 '비상등' ... 이자 부담에 원자잿값 급등까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4.20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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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그동안 싸게 빌리던 돈을 이제는 더 많은 이자를 줘야만 가져다 쓸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공급망 붕괴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이자(금융비용) 부담까지 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항공과 조선, 해운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4차례의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0.5%에서 1.5%로 올렸다. 코로나19 이전 수준(1.25%)을 웃도는 수치다.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은 당장 이자가 걱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12월 결산법인(금융사 제외) 690곳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818조41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11%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 1328곳의 부채총계도 191조6343억원으로 17.18% 증가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기준금리가 25bp 오를 때 코스피 상장사들은 연 2조460억원, 코스닥 상장사는 연 4790억원 넘게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은행에서 빌리는 돈뿐만 아니라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비용도 늘어난다. 기준금리를 올리기 직전인 지난해 7월 말 회사채(3년물, AA-) 금리는 1.85%였지만 전날 3.70%로 집계됐다. 더 많은 이자를 줘야만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 셈이다.

그러다 보니 신용등급이 B등급인 기업은 말할 것 없고, A등급 이상인 기업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기업에 불리하게 변하고 있다"며 "신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나 기존 채권을 차환하려는 목적을 보유한 기업 모두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영업외비용까지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과거 금융위기 기간 이후 금리 인상이 기업의 이자 비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며 "기준금리 인상 이후 한계기업의 비중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채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이자 부담은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에서는 아시아나항공(2410.6%)과 롯데관광개발(2371.9%), 티웨이항공(1452.6%), CJ CGV(1156.4%) 등의 부채 비율이 1000%를 웃돌았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코다코(1406.7%), 한국테크놀로지(1046.7%)의 부채비율이 높았다.

문제는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를 2.33%로 추정하며 한국의 기준금리가 2.86%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전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속도가 문제지만 물가 상승이 계속된다면 그쪽(금리 인상)으로 가야 할 듯하다"며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거라는 뜻을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번 돈으로 이자를 내기 힘든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며 "원자잿값 급등 등으로 힘든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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