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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에 시달리는 TV 시장 … 프리미엄 제품으로 위기 돌파
악재에 시달리는 TV 시장 … 프리미엄 제품으로 위기 돌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5.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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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네오 QLED 8K(삼성전자 제공) 2022.4.29
삼성전자 네오 QLED 8K (삼성전자 제공) 2022.4.29

글로벌 시장에서 1·2위 TV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익성이 높고 시장도 꾸준히 커지고 있는 프리미엄 TV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분기 HE(TV) 부문 매출은 4조649억원으로 전 분기(4조9858억원) 대비 18.5% 감소했다. H&A(생활가전)·VS(전장)·BS(기업간거래) 등 다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1분기 전체 매출이 21조111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 전 분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건 HE 부문이 유일하다.

삼성전자 상황도 비슷하다. TV·가전이 합쳐진 CE 부문의 1분기 매출은 15조4700억원으로 전 분기(15조3500억원) 대비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1분기 가전 사업 매출은 성장한 반면 TV 사업은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반면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떨어지고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까지 겹치면서 비필수품인 TV 판매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달 28일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매크로 측면에서 TV 수요의 둔화는 확실하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인플레이션의 타격이 큰 유럽·미국의 경우 1분기 TV 수요가 전 분기 대비 20%, 도시 봉쇄가 이어진 중국은 15~20% 급감한 것으로 봤다.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0% 감소한 4726만대에 그쳤다고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TV 판매량도 각각 1090만대와 653만대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3.1%, 11.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TV 수요가 감소하자 시장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패널 구매량도 줄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삼성전자의 패널 구매량이 7.5%, 2분기는 9.5%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의 2분기 구매량 감소폭도 2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2%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이후에는 성수기에 진입하고 월드컵·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라는 호재가 있어 TV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TV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그 폭이 기존의 부진을 만회할 만큼 클지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 LG전자는 2분기 이후에도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 및 러시아 시장의 수요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여전히 높은 물류비와 지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분기 이후의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2억1700만대에서 2억1200만대로 낮췄고 추가 하향 가능성도 언급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28일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TV 수요가 증가할 기회 요인이 있지만 동시에 각국이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거시경제 변수도 있어 예년보다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는 프리미엄 TV 시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 LG전자의 1분기 HE 부문 영업이익은 1884억원으로 전 분기(1627억원)보다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18.5%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건 원가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덕분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매크로 이슈로 TV 수익성 확보가 어렵지만 (고가 제품인) 1000달러 이상 시장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초대형 제품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퀀텀닷(QD) OLED TV를 출시했으며 LG전자도 액정표시장치(LCD) TV 비중을 줄이고 OLED·QNED TV를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초 10%대 초반이었던 TV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초에는 한자릿수 초반대까지 하락했다"며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면 하반기에는 한자릿수 중반 이상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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