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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값 고공행진에 ... 경유차 차주들 생계 '막막'
경유 값 고공행진에 ... 경유차 차주들 생계 '막막'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5.18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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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경유 가격이 치솟으며 운송·물류업계 종사자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2022.5.17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경유 가격이 치솟으며 운송·물류업계 종사자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2022.5.17

경윳값 고공행진에 경유차로 생업을 이어가는 차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경유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기사들의 어려움이 해결되기 힘든 상황이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경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974.07원을 기록했다. 이는 휘발유 판매 가격인 1961.55원보다 12.52원 높은 수준이다. 경유는 택배차, 화물차, 건설장비 등의 연료로 쓰여 가격이 오르면 경유차로 생업을 유지하는 서민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영남지역에서 화물차를 운영하는 기사 A씨는 경유값 폭등으로 일을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 직면했다. 경유값이 오르기 전인 3월 중순만 해도 한달에 550만원대의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경유값 인상분 200만원이 늘어나 350만원까지 수입이 줄었다. 이 중 300만원 가량을 차량 할부금 납부에 사용하고 차량 유지 비용 등에 쓰면 오히려 적자가 발생한다.

A씨는"고등학생과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자녀가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아이들에게 해오던 지원을 중단해야 할 판"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호남지역에서 25톤 화물차를 운영하는 B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B씨는 "1988년부터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화물차를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거의 처음인거 같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의 한달 수입도 450만원 남짓에서 현재 2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차량 할부금 300만원을 내면 한달에 50만원이 손해인 것이다. B씨는 "저야 애들이 다 커서 자식에게 들어갈 돈은 없지만 생활비를 내가 못 벌어와 집사람이 밖에 나가 생활비를 벌어 오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의 기준을 현행 리터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낮춰 리터당 50원 정도의 부담을 줄여줬지만 이들은 "도움이 크게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귀란 화물연대 정책국장은 "경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이번달 기준으로는 300만원 이상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유류비가 올라가면 당연히 화물 노동자들이 받는 운송료에도 반영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유값 급등으로 건설업계도 비용 상승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유류비가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 정도인데, 믹서트럭의 경우 유류비가 2월 대비 현재 30~40%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건설사 관계자도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수송비를 포함해 종합계약을 하기에 당장 유류비 인상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면서도 "향후 다른 계약을 진행할 때 공사비 책정시 인상 요청이 발생할 수 있어 공사비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류비든 자재값이든 계속 오르니까 순이익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커 건설사들도 우려하고 이에 따른 방어 계획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장비들은 개인사업자들이 많고 기간을 잡아서 (비용을)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연료로 경유를 사용하는 만큼 결국 현장에서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이에 건설사들도 나중에 비용 상승을 반영해줘야 해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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