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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수개월간 5%대 불가피 ... 물가당국 '초비상'
물가 수개월간 5%대 불가피 ... 물가당국 '초비상'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5.3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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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가 5% 선을 뚫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당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예전보다 더욱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뜻을 나타냈고, 기획재정부도 긴급 대책을 발표하며 밥상 물가 안정에 발 벗고 나섰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와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물가 상승 효과가 겹쳐 앞으로 수개월간 5% 이상의 높은 물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은의 '2022년 5월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4.5%를 기록할 전망이다. 직전 보고서를 발표한 2월에는 3.1%를 내다봤으나 불과 3개월 만에 1.4%포인트(p)나 상향 조정했다.

예상을 상회할 정도로 크게 치솟은 국제유가가 주요 원인이다. 한은이 전제한 원유도입단가(기간 평균)는 지난 2월 배럴당 85달러였으나 5월에는 102달러로 20%나 올랐다.

이마저도 올 연말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차 완화된다고 가정해 추산한 결과다. 전쟁이 이때까지 수그러들지 않으면 거센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말미암아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국제곡물 가격도 무섭게 뛰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59.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 수준에 불과하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곡물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소비와 59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5%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수개월간, 즉 5월과 6월, 7월 물가상승률에 대해선 5%가 넘을 가능성은 이미 거의 확정되다시피 보고 있다"며 "당분간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30일) '긴급 민생안정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고(高)물가 진화에 나섰다. 수입 돼지고기에 붙는 22.5~25.0%의 관세에 대해 올 연말까지 0%를 적용키로 했으며, 연말까지 식용유·밀가루·계란가공품 관세도 면제하기로 했다. 커피와 코코아 원두에 대해선 내년까지 부가세를 면제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책이 시행돼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며 "올해 7월부터 연말까지 매월 0.1%p씩 물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은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5%대 고물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연간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보며, 한은이 전망한 연 4.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자재 가격 상방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효과도 겹쳐서 이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 5%대가 불가피해 보이며 올 3분기 내내 5%대를 내달릴 수도 있다"며 "환율이 내려올 조짐이 있긴 하지만 3분기 초 정도에 고점을 찍고 4분기에는 4%대로 내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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