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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집무실에 걸려 있는 '퍼시잭슨 수학드로잉' 화제 ... 발달장애 화가 작품
尹집무실에 걸려 있는 '퍼시잭슨 수학드로잉' 화제 ... 발달장애 화가 작품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5.3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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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단독 환담을 마친 후 벽에 걸린 그림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단독 환담을 마친 후 벽에 걸린 그림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단독 환담을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집무실 벽에 걸린 그림 작품 하나를 직접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 벽에 걸려있는 작품은 발달장애 화가인 작가 김현우(픽셀 킴)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다. 세로로 칠해진 파랑과 노랑, 주황 바탕에 풀 수 없는 수학 공식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며 "원천기술의 근본은 수학이다. 원천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잘 해 나가자"라고 제안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웃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천 기술 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장애인 정책에 대한 생각도 함께 전할 수 있는 소재로 해당 그림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 작가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수학 수업 시간에 작성한 노트 중 하나. 김 작가는 이런 노트를 수십 권을 빼곡히 채워 완성했다. (김현우 작가 측 제공)
김현우 작가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수학 수업 시간에 작성한 노트 중 하나. 김 작가는 이런 노트를 수십 권을 빼곡히 채워 완성했다. (김현우 작가 측 제공)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은 작가 김현우씨의 고등학교 수학 수업시간에서부터 시작됐다.

통합 교육 방침에 따라 일반 고등학교에서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던 김 작가에게 수학 수업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수업 시간 내내 김 작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자신의 노트에 선생님의 판서를 빼곡하게 따라 그렸다. 이를 본 수학 선생님은 반 학생들에게 "현우처럼만 공부해라"라고 말할 정도였다.

김 작가가 빼곡히 채운 수십 권의 노트는 이후 2019년 캔버스로 옮겨지면서 작품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으로 완성됐다.

김 작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현우는 수십 권에 달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삼국지'를 20회 넘게 완독할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다"라며 "이 작품의 이름인 '퍼시잭슨' 역시 신화에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인 퍼시잭슨은 김 작가에게 이도 저도 아닌, 어떤 것으로 표현하거나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풀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게 '퍼시잭슨'이 다루는 '번개'의 모양을 본뜬 세로무늬가 수학 공식과 연결돼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서 한미 대통령의 대화 소재 역할을 톡톡히 해,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의 가격은 얼마일까? 이에 대해 김 작가 측은 "서로에게 결례가 될 것으로 보여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작가 측은 "작가 입장에서 판매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반드시 판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가격 책정이 진행됐다"며 "작가 본인의 의지로 작품을 판매 목적으로 그린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퍼시잭슨 수학드로잉' 작품의 경우 서울대 반도체공학 연구소에 기증한 것으로 밝혀져 윤 대통령 측에서 그림에 대한 금액을 작가에게 직접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서울대 연구소에 역시 '수학드로잉' 시리즈 중 한 작품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다운증후군 환자, 정신지체 환자에 대해서 대통령이든 우리나라 최고 공학도들이든 관심을 갖자는 뜻에서 이렇게 비슷한 그림을 양쪽(서울대 연구소와 집무실)에 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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