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8:30 (금)
 실시간뉴스
사상 첫 '빅스텝' 단행한 이창용 "향후에는 0.25%p씩 점진적 금리인상"
사상 첫 '빅스텝' 단행한 이창용 "향후에는 0.25%p씩 점진적 금리인상"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7.13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7년11개월 만에 연 2.25%를 기록하게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스텝'이 이번 한번에 그칠 것이라면서 향후에는 0.25%p씩 기준금리를 올려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6%대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경우 물가를 우선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은의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0.50%p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날 금통위에는 임지원 전 금통위원의 임기 만료 이후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이 총재를 포함해 총 6명이 참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 사상 최저였던 0.50%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같은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걸쳐 0.25%p씩 올렸다. 이어서 7월 0.50%p 추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0.50%에서 11개월 만에 2.25%로 오르게 됐다.

기준금리가 연 2.2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2.25%) 이후 7년11개월 만이다.

또한 한은이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7월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금통위가 빅스텝에 나선 이유는 높이 치솟은 물가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1년 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지난달 3.9%로 치솟았다.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에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물가와 경기 상황을 종합해볼 때 경기 하방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나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가속되지 않도록 50bp(1bp=0.01%p)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크게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 역시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경기보다는 물가를 우선으로 통화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 물가와 경기 문제에 대해선 당연히 양쪽을 다 보겠지만 현재 물가가 6%대의 높은 수준, 특히 근원 인플레이션이 4%대까지 가는 상황은 경기와 관련 없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기에 물가 중심 통화정책을 운영해야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물가가 더 오르고 경기가 나빠지면 어느 쪽에 중점을 둘지 보는데, 금통위 입장은 6%를 넘는 물가상승률이 계속되면 경기보다 물가를 먼저 잡는 것이 경기에도 좋고 전체 거시경제 운영에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직까지는 중립금리까지 왔다고 보지 않으며 (현재 기준금리 2.25%는) 중립금리의 하단 정도에 온 상황이라 앞으로 한두번 더 금리가 오르더라도 긴축이라고 표현하긴 어렵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빅스텝'은 이번 한 번에 그칠 것이라면서 올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현재 예상하는 물가와 성장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기준금리는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향후 인플레이션 속도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를 잘 점검하면서 정책 결정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시장에서 연말 2.75%나 3% 기준금리 수준을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렇지만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실제로 2.75%가 될지, 3%가 될지는 주요 선진국 금리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의 기대 수준으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보다 높은 기준금리는 지금과 같은 물가상승률이 고착화한다는 전제인데 저희가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선 올 3~4분기 정점을 나타낸 뒤 완만한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물가는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를 정점으로 하고 약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방문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2.7%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 역시 "물론 외부 상황이 변하면 더 나빠질 수 있지만 아직까진 2% 밑으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변하거나 불확실성이 큰 것은 어쩔 수 없으며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내려가면 그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Queen 김경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