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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빗물 배수시설 재추진 … 吳 "백지화 6곳 빗물터널 만들겠다"
서울시, 빗물 배수시설 재추진 … 吳 "백지화 6곳 빗물터널 만들겠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8.15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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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2.8.9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2.8.9

서울 등 수도권 일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폭우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대심도 빗물저류 배수시설(빗물터널)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오 시장은 2011년 수해 대책으로 서울 지역 7곳에 지하 대형 배수관인 대심도 빗물터널 공사 계획을 발표했지만,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한 10년간 대규모 토목 공사 대신 친환경 빗물저감대책을 추진한다는 기조 하에 6곳은 백지화됐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뒤 신월·신대방역(도림천)·강남역·사당역·삼각지역·길동과 광화문 등 7곳에서 한강의 본류 혹은 지류까지 이어지는 지하 빗물 터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오 시장은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도시 수해 안전망을 개선하겠다"며 지하 30~40m 깊이에 지름 5~7.5m(광화문 3.5m) 크기로 대심도 배수관을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취임 후 지하 빗물터널 계획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무리한 토목공사' 대신 자연형 배수 체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월 한 곳에만 대심도 빗물 터널을 만들고, 나머지 6곳은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전임 시장 시절 예산 문제도 있었지만, 친환경적인 배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조 하에 대규모 터널 대신 빗물 저류조를 만들자는 정책이 중점 추진됐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저류조 설치 현황을 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15곳이 설치됐다. 관악구에는 서울대 정문앞 등 3곳, 서초구에는 사당역 환승센터 등 4곳에 빗물 저류조가 설치됐지만 1곳당 최대 빗물 저류량은 4만5000㎥에 그친다.

반면 2020년 5월 완공된 양천구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은 32만톤의 물 저장이 가능하다. 대용량 빗물 저장이 가능한 빗물 터널과 비교해 저류조가 감당할 수 있는 빗물 용량은 극히 제한적인 것이다.

강남구에도 2015년 삼릉공원에 빗물저류조를 설치했지만 저류량은 6748㎥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같은해 강남역 일대 배수 개선 대책을 마련했지만, 현재 강남 지역의 시간당 최대 강우 처리 용량은 85㎜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에 시간당 최대 116㎜로 '150년 만에 한 번' 올 수 있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자 일대가 마비되고 피해가 속출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 배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며 "대심도 빗물저류 배수시설의 유효성은 금번 폭우사태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백지화한 6곳에 대한 시설 건설을 위해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등도 함께 추진해 총 3조원을 투자한다.

최근 기후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일상화됐다며 치수 관리 목표도 대폭 상향한다. 시간당 강우 처리 용량을 현재 '30년 빈도 95㎜'에서 '최소 50년 빈도 100㎜', 항아리지형인 강남의 경우 '100년 빈도 110㎜'로 올릴 방침이다.

오 시장은 정부도 이번 호우 피해를 계기로 빗물터널 설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10년 전 계획을 이번에는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1일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집중호우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침수 위험지역 정비, 빗물 터널, 저류시설 설치 등 도시 재해기반 시설 개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앞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대심도 저류 빗물터널과 관련, "곧 검토와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좀 과감한 투자를 해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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