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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없는 전기차 ... 주행 사운드 디자인에 총력
소음 없는 전기차 ... 주행 사운드 디자인에 총력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0.0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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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6. 2022.7.14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6. 2022.7.14

전기차가 친환경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소음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뀌고 있다. 내연기관 엔진음과 달리 조용한 전기차에는 완성차 업체마다 디자인된 사운드를 입히고 있어서 주행 사운드도 브랜드의 독창적 영역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출시와 함께 주행 사운드에 대한 디자인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 모터로 주행하는 전기차는 소음이 크게 발생하지 않지만 보행자 안전을 위해 주행 사운드를 입히고 있다.

유럽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시속 20㎞ 이하로 주행할 때 56㏈ 이상의 가상 엔진소음을 내도록 의무화했다. 미국은 시속 20㎞ 미만에서 주행하면 배기음을 내야 한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도 시속 30㎞ 이하로 주행하는 경우라면 75㏈ 이하의 경고음을 내야하고, 주행 중에는 보행자가 알 수 있도록 가상 엔진 소리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 주행 사운드에 향후 브랜드의 가치 또는 전략 등을 담아내고 있다. 미래차 전환을 앞당기고 있는 브랜드는 SF영화 속 차량처럼 사운드를 디자인했고, 내연기관 전통이 오래된 차종들은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BMW는 영화 음악 감독으로 이름이 높은 한스 짐머와 함께 'BMW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을 제작했다. 영화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 '듄' 등 블록버스터 영화의 음악 감독이 만든 사운드라서 BMW의 주행사운드는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분위기를 선사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 세단 EQS부터 자체 개발한 '사운드 익스피리언스'를 탑재하고 있다. 벤츠 전기차의 주행 사운드는 실버 웨이브 사운드와 비비드 플럭스 사운드로 나뉘는데, 실버 웨이브 사운드가 기존 가솔린 차량의 배기음에 전기차 사운드를 일부 얹은 느낌이라면 비비드 플럭스는 미래차스러운 감성을 더했다.

아우디는 e-트론 GT부터 e-사운드를 적용하고 있다. 아우디는 바람과 타이어 소음, 악기음과 기계음 등을 작곡가처럼 믹싱해 주행 사운드를 제작했다. 인공적으로 만든 소리지만 오히려 우주선 같은 소리는 피하고 엔진 배기음과 유사한 느낌을 부여했다.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쉐 애호가들은 엔진 사운드만 듣고도 차종을 구분해낼 수 있을 정도로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향수가 짙다.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에는 'E 스포츠 사운드'가 적용됐는데, 기존 포르쉐의 레이싱카인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의 트랙 주행의 소리를 변형해 만들었다.

현대자동차·기아도 2015년부터 자동차 소리를 디자인하는 '사운드 디자인 리서치 랩'을 운영하면서 소비자의 청각을 자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네시스 GV60, 기아 EV6와 함께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6에도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이 적용됐다. 음향 합성 기술로 만들어진 현대차그룹의 e-ASD는 마치 우주선을 탄 것 같은 분위기를 주는데, 속도와 토크, 드라이브 모드 변화 등에 따라 변화된 주행 경험을 준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운전자의 주행 경험에 청각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내연기관에 소비자들이 매료되어 있으면 그 부분을 살려주는 것이고, 회사가 최첨단의 이미지로 간다면 우주선 같은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로서는 사운드 선택도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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