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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내 영혼을 이끈 사제의 길’
정진석 추기경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내 영혼을 이끈 사제의 길’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4.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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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한때 화학공학도를 꿈꾸었던 청년이 천주교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경축할 만한 추기경에 서임됐다. 검소하면서도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살았던 정진석 추기경과 그를 천주교 최고위직에 올려놓은 감동적인 부모 이야기.

글 _ 최병일 기자 사진 제공 _ 명동성당 홍보실

교회법에 있어서 최고 권위자… 성향은 보수적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복수 추기경 시대가 도래했다. 정진석 서울대교구 교구장이 추기경으로 서임된 것이다. 정 추기경의 서임은 비단 개인적인 영광일 뿐 아니라 가톨릭계의 기쁨이며 또한 우리민족에게도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한국 가톨릭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순교와 핍박의 역사를 딛고 일어났으며 그 교세만 해도 세계 여타 나라에 견주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해 왔지만 세계 가톨릭계의 중심에 진입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나라보다 가톨릭 교세가 좁은 일본에도 추기경이 두 분이나 있는 데 비해 우리에겐 김수환 추기경이 생존해 있을 뿐이었다.
이 때문에 정진석 추기경의 서임은 우리나라 가톨릭의 입지를 올려놓았다는 의미와 더불어 세계 가톨릭이 우리나라를 향후 정신적 리더 국가로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정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서임한 것은 그가 서울대교구장을 맡고 있는 데다 평양교구장 서리까지 겸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평소 공산권 국가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교황이 북한, 중국, 극동 러시아에서의 선교 주역을 한국천주교회가 맡아 주기를 희망하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한다.
정진석 추기경은 흔히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진 교회 지도자로 불린다. 너그럽고 겸손한 분이라는 평가가 어디나 따라다녔다. 또한 그는 검박한 삶과 자기 절제에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면지의 제왕’이라는 애교 섞인 농담이 있을 만큼 서울대주교 안의 모든 서류는 거의 이면지를 사용했을 정도로 절약이 생활화된 청빈의 지도자였다. 그는 부드러운 이면에 또한 칼처럼 냉정한 이성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까다롭기가 일반 사회법의 몇 배라고 하는 교회법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그는 법 수호에 있어서 철저하다고 할 정도로 원칙주의자다. 이 때문에 그는 보수주의자라는 말도 듣는다.
젊은 시절 한때 유물론에 경도되기도 했지만 그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적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특히 민감한 사안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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