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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간경변으로 죽다 살아나 새로운 인생 살고 있는 박일준
알코올 중독, 간경변으로 죽다 살아나 새로운 인생 살고 있는 박일준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4.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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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일준이 14년 만에 음반을 내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가수인 본업 대신 다른 일을 하다 결국 다시 가수로 돌아왔지만, 그는 지금 예전의 박일준이 아니다. 신인가수 박일준이라는 생각으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는 그를 만났다.

글 _ 류인홍 기자 사진 _ 김도형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뉴욕 양키스의 점퍼를 입고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나타난 가수 박일준을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인순이와 함께 대표적인 혼혈인 가수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TV에서 모습을 못 본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세월을 점퍼 주머니 속에 구겨 넣었는지, 히트곡 ‘아가씨’를 부를 때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그런 그가 최근 14년 만에 새 음반을 내고 방송 활동을 재개했다. 가수 생활을 한 지 30여 년이 되는 그가 직접 방송 관계자를 만나 음반을 돌리고 여러 행사장에서 노래를 하며 자신의 노래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재기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좀 쉬다가도 다시 활동을 하면 그럭저럭 되는 게 가수라고 생각했는데, 참 어렵네요. 그래도 전 요즘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음반 재킷을 만들러 직접 인쇄소에 가보기도 하고, 가수 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지난 14년 세월에는 참으로 많은 사연이 있었다. 그가 점퍼 주머니에 구겨 넣은 신산스러운 시간은 모두 본업인 가수 생활을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86년경에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게, 빗나가기 시작한 시초였다. 그걸 한 3년 정도 하다 영화도 두어 편 찍으면서 가수로서의 본분을 잃어버렸다. 91년에는 술집을 차렸는데 지지부진했으며, 잠시 영화 ‘사랑과 영혼’ 덕에 ‘오 진아’를 부르면서 다시 재기하는가 싶었지만 사업이 완전히 망하면서 가수 활동도 중단했다.
“안이하고 부지런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늘 신곡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죠. 나이도 나이인 만큼 이제 정말 다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건강을 잃고 말았습니다.”

술은 혼혈인 자신의 상처를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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