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상을 품다
글, 사진 백남우(tbs TV 영상콘텐츠부장)
1977년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된 가회동 백인제 가옥은 건립 당시 100칸이넘었을 만큼, 서울에서도 몇 채 안 되는 규모의 한옥이다. 조선후기 주택으로 보존 상태가 좋고 사랑마당으로 들어서는 대문과 안마당 쪽 담의 꾸밈이 눈길을 끄는 집이다.가옥은 1913년, 이완용의 외조카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인 한성은행의 전무로서,총독부를 등에 업고 최상류의 삶을 누린 한상룡이 지은 근대 한옥이다.한상룡이 1928년까지 15년간 거주했던 이 가옥은 한성은행의 경영 악화에 대한 총독부의 압력으로 한성은행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 후 가옥은 이후 1935년 한성은행에서 민족 계몽주의자인 최선익에게 넘어갔고 1944년 인제대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가 사들이고, 그가 6.25전쟁 중 납북된 이후에도 후손들의 소유로 관리되어 오다가 지난 2009년 서울시가 '북촌문화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150억 원에 사들여 개보수 공사를 하다가 원형을 보존하자는 문화재 전문가들의 권유로 중단했다.서울시는 2009년 2월 '문화재 지정명칭 변경고시'를 통해 '가회동 백인제가’를 '가회동 백인제 가옥’으로 바꿨다. 높은 대지 위에 솟을대문과 행랑채가 있고 행랑마당에 들어서면 앞쪽으로 상당히 높은 기둥으로 일부 2층으로 된 안채와 사랑채가 이어져 있다.솟을대문 좌우에는 광과 부엌이 있고 그 앞에 담장이 있다. 사랑채에는 네 칸의 방과 대청이 있고 대청과 방은 앞뒤에 퇴간으로 연결되어 있고 다시 긴 툇마루로 안채와 연결되고, 그 사이에 작은방이 있다.
일본의 보편적 건축 재료인 흑송을 사용하고 방마루, 2층 다다미방, 속복도로 일본적 요소를 가미하고 창호는 근대식 재료인 유리를 사용했다. 이런 장치들은 당시 주요 방문객인 일본 관료나 기업인들에게 일본화 된 본인을 보여 주는 도구로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친일파의 건축물이란 논란이 일면서 서울시장 공관 이전이 무산된 백인제 가옥.
그렇게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고가(古家)는 무조건 훼손할 수 없는 서울의 근대 한옥의 사료이기도 하다. 아픈 역사도 역사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나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상 약력 :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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