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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내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화 내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 최효빈
  • 승인 2016.07.2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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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

육아에 시달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소리를 지를 때가 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 ‘내가 왜 그랬지’ 라는 자책과 함께 눈물이 핑 돌지만 소리치며 때리는 훈육법은 늘 반복되고 만다. 화내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교육법은 없을까? 이제부터 한 걸음씩 시작해보자. 부모와 아이 모두를 변화시키는 교육법.

글 최효빈 기자

올바른 훈육의 의미

‘훈육’은 흔히 ‘처벌’과 혼동되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훈육의 원래 의미는 ‘가르치다’로 일반적으로 처벌을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소리침, 때림’ 등은 훈육이 아닌 일종의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다. ‘괴롭힘’에는 ‘위압적이거나 위협적 태도로 대하는 것, 공격적으로 강요하는 것, 공격을 가하거나 겁을 주어 무언가를 억지로 시키는 것, 기를 죽이거나 고함을 쳐서 겁을 주거나 위압감을 주는 것’ 등이 해당되므로 평소 훈육과 처벌을 동일시했다면 지금 당장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아이에게 매를 드는 것이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때론 아이가 때려야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아이를 때리거나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면 아이는 그 사람이 너무 무서워서 단지 그 순간의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원하는 대로 순순히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각적인 결과 때문에 아이를 때리고, 폭언을 퍼붓고, 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행위. 이런 행위는 그저 아이에게 상처를 줄 뿐 훈육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부모가 주체가 되는 양육

아이를 훈육하기 앞서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훈육의 주체’를 정하는 것이다. 아이를 둘러싼 많은 관계들(이를테면 부모나 조부모, 육아 도우미, 어린이집 교사 등) 중에서 양육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는 주체가 꼭 필요한데, 아이를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한 팀으로 봤을 때 사실상 이 팀의 대장은 부모가 되어야 하며 부모는 모두에게 자신들 나름의 양육 규칙을 예의 바르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부모, 즉 부부 사이에도 나름대로 규칙을 먼저 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식탁에 얌전히 앉아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엄마는 아이가 밥을 다 먹었으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때문에 식사 때마다 번번이 싸우지 않으려면, 또 서로 다른 훈육법으로 덩달아 아이까지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부끼리 의견을 조율해 결론을 내고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아이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히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랑만으로 소속감이나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겐 소속감에 대한 필요성이 훨씬 더 절박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어떤 곳인지, 그 안에서 자신이 아무리 떼를 쓰고, 음식을 엎지르고, 아빠의 낚싯대를 부러뜨리고, 부엌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계속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 한다.
아기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기들은 원래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데 따를 상대가 없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보육자의 관심을 끄느냐 못 끄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존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기들은 더러 드릴 소리에 맞먹는 데시벨로 울며, 그에 대한 부모의 반응으로 사랑을 확인한다.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에 부모는 분노를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보호와 사랑을 받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으며 성장할 때, 또 자율성과 자신의 역량에 대해 존중받고 공감과 연민, 그리고 통제를 벗어난 상황에 순응하는 법을 배울 때 자연스럽게 성장과 성숙함이라는 결실을 보기 때문이다.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다섯 살쯤 되면 대부분의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들에겐 아직 성숙함과 판단력이 부족하다. 만약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나 실수가 벌이나 꾸중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좀처럼 사실대로 얘기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면서 이미 대답이 뻔한 질문을 하며 아이를 더 궁지에 몰아서는 안 된다. 사실대로 말하고 벌을 받을지, 아니면 계속 거짓말을 하고 벌을 피할지 고민하며 쩔쩔매도록 아이를 압박하지 말자. 아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더라도 거짓말을 했다며 벌을 주면 안 된다. 대신 아이의 말을 기꺼이 들어주고 잘못을 저지른 책임을 지도록 가르쳐야 한다.

실수의 다른 말, 시행착오

아이들이 실수를 하는 것처럼, 부모도 실수를 한다. 그리고 그 실수는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성장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서로 끌어안고 용서하고 더 나은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아이와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소중한 기술을 함께 배워나갈 수 있다.
사실 부모가 실수를 인정하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면, 아이와의 관계는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다. 실수가 배움의 기회라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실수와 그 경험을 통해 배울 점을 깨닫고 어떤 즐거움과 놀라움을 느낄 수 있으며, 그런 만큼 실수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아이에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도서 <소리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훈육법>(제리 와이코프 등 저, 시공사), <마음으로 훈육하라>(샤우나 샤피로 등 저, 길벗출판사), <긍정의 훈육(4~7세)>(제인 넬슨 등 저, 에듀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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