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8 00:15 (수)
 실시간뉴스
한혜린의 패션 토크-새봄의 노래
한혜린의 패션 토크-새봄의 노래
  • 유화미
  • 승인 2017.03.06 2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네는 그녀. 순간 스튜디오가 온통 밝아진다. 주위를 환하게 비춰 주는, 더 알고 싶은 배우 한혜린과 나눈 패션 토크.

진행 유화미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스타일링 박세희│메이크업&헤어 최현정 부원장, 강한 팀장(정샘물 인스피레이션)

Q.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불어라 미풍이> 속에서 하연 역할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셨어요. 드라마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근황을 전해 주세요.
A. 소소한 일상을 즐기면서 지냈어요. 보고 싶었던 친구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듣고 싶었던 음악도 듣고,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함에 감사하면서 그렇게요.

Q. <불어라 미풍아> 속 하연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짝사랑하는 남자를 얻기 위해 거짓으로 하반신 마비 연기까지 감행하는 역할이었는데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A. 하연이 연기를 하기 전에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지 못했어요. 극이 흘러갈수록 캐릭터가 뚜렷해진 경우예요. 하반신 마비 연기를 처음 해 봐서 혼자서 고민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했죠. “내 다리, 내 다리, 내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가 대사였는데, 전체 리딩을 할 때 배우 분들이 이 신에서 다 같이 웃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가볍지 않게 보이려고 더욱 진지하게 그리고 더 깊게 팠던 것 같아요.

Q.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작품이 끝나면 캐릭터 속에서 빠져 나오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는 어땠나요?
A. 중간 투입에다 많은 회차에 나왔던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연기를 하면서 점점 요령이 생겨서 처음보단 그래도 많이 쉬워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그렇게 많이 잠식되어 있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예전엔 요령은 없는데 열정만 넘쳐서 몰입하는 데 온 힘을 다 쏟아서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조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Q. 연기라는 게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들 하던데요.
A. 시간이 지날수록 보는 눈이 생기다 보니까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칠 수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점점 더 하고 싶어지는 게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죠. 내 연기에 허점도 보이고요.

Q. 그 어려운 연기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사실 저는 연기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연기자가 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죠. 근데 하면 할수록 연기가 너무 너무 좋아지는 거예요. 욕심도 막 생기고.

Q.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작품 속 캐릭터가 있으신가요? 이 캐릭터는 내가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거 말이에요.
A. <도깨비>에서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 역할이 탐나더라고요.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라는 역할이 굉장히 미스테리하고 매력적이게 느껴졌어요. 나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고 모든 기억을 잊은 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판단한다는 게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호기심이 많이 생겼죠.
 

 

Q. 데뷔하신 지 어느덧 10년이 되셨어요. 슬럼프는 없었나요?
A. 당시엔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아마 슬럼프가 아니었을까 하는 시간이 있긴 해요. 근데 딱히 이때가 슬럼프였다 하고 꼬집어서 말할 만큼의 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이게 슬럼프다 생각하는 게 더 나를 힘들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그냥 지금 이 시간도 어떤 의미가 있겠지 받아들이고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 시간들을 나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여기면서요.

Q.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요?
A. 멀리서 답을 찾을 것 없이 나와 마주 보는 거요. 아무런 첨가물 없이 그냥 그 자체로의 나를 발견하는 거죠.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면 내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잖아요. 예들 들면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뭘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인가 하는 생각들이요. 이런 시간들이 나 자신을 잃지 않게 해 주거든요.

Q.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A. 사람들은 다 개개인의 판단 기준과 생각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으로 봐 주세요 하고 강요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물들 수 있는 배우구나 정도면 만족해요.

Q. 연기자 말고 진짜 한혜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게요. 88년생으로 올해 서른이 되셨어요.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셨나요?
A. 열정은 넘치고 요령은 없어서 너무 뜨거운 마음에 데기도 했어요. 그래도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후회 없는 20대를 보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건 다 했거든요.

Q. 그럼 어떤 30대를 꿈꾸시나요?
A. 얼마 전에 아는 동생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계란 한 판이라고.(웃음) 근데 요즘 계란이 금란이잖아요. 그래서 더 귀하고 빛나는 30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Q. 10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 것 같아요?
A.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 않을까요? 가정이 생겨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 같아요.

Q. 단란한 가정이요? 그럼 그동안 멋진 남자 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춰 오셨는데 단란한 가정을 함께 꾸려가고 싶은 실제 이상형이 궁금해요.
A. 저는 저만 바라봐 주는 사람이 좋아요. 저를 귀하게 아껴 주고 대화도 많이 하고 마음도 넘치게 나눠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요.

Q. 사촌동생 달샤벳 우희 씨가 언니의 연애를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A. 장난스럽게 한 얘기긴 한데 올인하는 스타일이긴 해요. 사랑에 빠지면 생각보단 감정이 많이 앞서서 다 퍼 주는 스타일이에요. 밀당 같은 게 너무 어렵기도 하구요. 사랑에 있어선 이성적이지 못해요.

Q. 그렇다면 <불어라 미풍아> 속 이장고 같은 남자는 어때요?
A. 나를 바라봐 주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을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하연이가 아까워요.(웃음)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온기나 교감을 느낄 수 없잖아요. 전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좋아요. 미풍이라면 정말 좋을 것 같긴 해요. 어떤 시련이 닥쳐도 나만 바라봐 주는 남자, 이상형이죠.

Q.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세요?
A. 집에서 아무것도 안할 때도 있어요. 잠 많이 자고 음악 많이 듣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친구랑 전화하면서 수다도 떨고요. 아까 말씀 드린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이죠. 아! 요즘엔 <도깨비>에 한참 빠져 있어요. 봤던 것도 다시보기로 또 보고 그럴 정도로요.

Q. SNS를 살펴보니 유난히 웃는 얼굴이 많았어요. 환자 분장을 하고 브이를 하는 등 장난기 가득한 모습도 더러 눈에 띄었고요.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A. 진지할 땐 진지하지만 장난기가 많아요. 즐겁게 일하는 게 좋거든요. 얼굴 붉히고 예민하게 일하는 것보다는 즐겁게 일해서 서로에게 시너지를 올리자 하는 마인드예요. 즐겁게 일하면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잖아요. 평화주의자죠.

Q. 마지막으로 2017년의 계획과 앞으로의 인생 계획이 궁금해요.
A. 저는 새해 목표도 잘 세우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이런 기간들이 다 사람이 임의로 정해 놓은 것들이잖아요. 그냥 저는 제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게 좋아요. 옛날엔 어땠고, 미래엔 이랬으면 좋겠고 이런 생각을 별로 해 본 적이 없어요. 어제의 내 모습과 내일의 내 모습이 그렇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냥 나는 계속 나일뿐이니까. 이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제보다 내일이 더 지혜롭고 괜찮은 사람이 되면 그걸로 행복할 것 같아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