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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영웅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 ‘올림픽 이후 우리 딸의 또 다른 꿈과 계획’
국민영웅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 ‘올림픽 이후 우리 딸의 또 다른 꿈과 계획’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4.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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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는 기본으로, 국내 각종 CF를 석권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감각과 노래실력을 선보인 그녀. 스케이터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예술적인 감각까지도 충만한 김연아를 바라보며 많은 이들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그녀의 진로를 궁금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모른다. 자서전을 통해 “아마 10년 후에도 지금과 비슷한 모습으로 빙판 위에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던 그녀이지만 어떤 방법으로 미래를 구체화할지에 대해서는 늘 말을 아껴왔다. 그리고 지금,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금메달을 계기로 향후 계획에 대한 여러 가지 기대 섞인 말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김연아와 어머니 박미희 씨의 생각은 서로 조금씩 다른 듯 보인다.

‘연예계 진출은 No, 나도 아직 내 마음 잘 몰라’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김연아는 이제 전 세계가 인정하는 피겨 여왕이 됐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의 자리가 우연찮은 행운이나 값없이 이뤄진 것이 아님을 안다. 늘 훈련과 노력 속에 성장해온 그녀이기에 많은 국민들은 김연아의 앞날을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다.
주니어 시절 일본의 안도 미키, 아사다 마오 등과 수없이 경쟁했던 김연아. 200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당시, 부상과 긴장감은 프리스케이팅에서의 실수로 이어졌고 결국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김연아를 성장시키기 위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어머니 박미희 씨의 노력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9년 10월, 파리에서 열린 시즌 첫 그랑프리대회 석권을 시작으로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210점대를 넘었고, 이후 열린 대회에서는 실수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거머쥐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228.56점으로 무결점 연기를 선보였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는 시니어 시절부터 실력을 견주던 안도 미키와 카롤리나 코스트너, 아사다 마오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부상이나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초월한 김연아에게 이들과의 대결은 무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초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캐나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떠난 김연아는 출국 직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은 경기를 즐기면서 했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즐기면서 마음 편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나도 아직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연예계 진출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눈에도 향상된 기량 때문인지 “주니어 시절부터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인생의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차 실력이 쌓이면서 선수생활을 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여운을 남기는 모습이었다.
오랜 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며 달려와 이제 모든 것을 이룬 그녀의 가장 솔직한 심정인 듯했다. 하지만 선수나 코치로서의 진로, 여자로서의 삶, 미처 다 하지 못한 공부에 대한 꿈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오직 김연아 자신에게 달려 있다.

‘선수로서 최상의 컨디션, 앞으로…’
김연아가 피겨 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딸의 재능을 어릴 적부터 발견하고 키워준 어머니 박미희 씨의 공이 가장 컸다. 박미희 씨는 김연아가 피겨를 시작한 후부터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오로지 딸을 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김연아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할 당시, 피겨스케이팅은 대한민국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비인기 종목이었다. 열악한 운동환경에 외환위기로 불어닥친 재정적 위기, 훈련으로 인한 심각한 부상까지. 실제로 박미희 씨는 스케이트를 그만두게 할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발레학원, 바이올린학원은 질색하던 아이가 얼음판 위에서는 더없이 활기 넘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국제대회에 다가서 쟁쟁한 외국 선수들과 경쟁을 펼치고 돌아올 때마다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는 딸의 모습은 엄마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다.
박미희 씨는 자신이 쓴 책(제목,출판사명표기??)을 통해 “오기에는 힘이 있더라. 연아가 국제대회 우승으로 주목받던 중2 때, 대회장에서 누군가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수군대는 말을 들으면 머리칼이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며 “질투의 감정을 뛰어넘는 힘은 오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지난 세월은 딸과 엄마 모두에게 인내와 끝없는 도전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힘겹던 시간이 흘러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운명의 4분 10초가 끝난 뒤, 모녀는 각자의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차마 딸의 경기를 보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리던 어머니는 지난 14년간 애태웠던 마음을 그제야 위로 받을 수 있었다.
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가 1박 2일간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어머니 박미희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딸과 함께 토론토에 간다는 어머니는 국민영웅이 된 딸을 먼저 인천공항으로 보내고 자신은 에이전시 직원의 차를 타고 뒤따라간다고 했다. 세상의 관심은 딸 하나로 만족하다는 겸손함을 내비치는 어머니는 기자의 이런저런 인사에 처음에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딸의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한다는 것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어머니. 하지만 딸이 그토록 소원하던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인 된 사실에는 마냥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연아의 컨디션은 최상이에요. 그 몸 상태를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다시 맞춰가려고 합니다. 토론토에서도 평소 훈련과 같은 일정을 보낼 예정이에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딸 본인의 이야기가 아닌 어머니 입장으로 언론에 기사화되면 무척이나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다만 현재의 몸 상태라면 4년 정도 더 선수생활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김연아의 매니저먼트사를 통해 알려진 어머니의 생각이다. 누구보다도 딸이 겪어온 훈련과 절제된 삶을 잘 알기에 박미희 씨는 딸이 먼저 뜻을 정하기 전까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3월 초 토론토에 도착하자마자 올림픽의 기쁨을 뒤로한 채 훈련을 재개한 김연아는 이번 시즌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모든 시간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3월 말에 귀국해 휴식을 취한 뒤 4월 16일부터 사흘간 서울 잠실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페스타 온 아이스’ 무대에 설 예정이다.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스무 살 그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그녀의 발걸음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어떤 선택이든지 간에 김연아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바라는 것은 그녀 스스로도 말한 것처럼 “끊임없이 성장해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이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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