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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특별 인터뷰 한글 그 찬란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한글날 특별 인터뷰 한글 그 찬란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10.0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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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사랑법 하나.
강영은 아나운서

여성 아나운서로는 처음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캐스터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던 강영은 아나운서는 올해로 방송경력 25년 차다. 현재 아나운서국 부장으로 있는 그이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피치커뮤니케이션 강의를 비롯해 예비 방송인들에게 스피치를 가르치고 있다. 오랫동안 여러 사람에게 효과적인 말하기 방법을 전하다 보니 우리말에 대해 나름의 생각도 깊어졌다고 말하는 그녀. 특히 학생들을 가르칠 때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관해 강조하는 편이다. 
“말은 곧 정신이에요. 올바른 우리말 사용은 곧 올바른 정신을 뜻하죠. 요즘 어린 학생들 중에는 말의 길이가 짧고 거친 경우가 있어요. 말의 길이는 생각의 깊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끈기 있게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볼 수 있죠. 마음이 그만큼 상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스포츠 중계하며 향상된 우리말 실력
사회 각 구성원의 마음과 정신이 모여 우리 사회의 정신을 만든다는 점에서 강영은 아나운서는 고운 말, 바른 말을 제대로 표현해서 쓰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한글 사용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요즘 영어와 국적 불명의 말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요즘에는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까지 앞다투어 영어 쓰기에 나서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의 편의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죠. 하지만 외국인조차 이해하기 힘든 잘못된 영어보다는 우리말이 더 좋지 않을까요.”
강영은 아나운서는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보다는 아름다운 한글로 멋지게 쓰인 우리말이 외국인에게는 한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길에서도 한국의 멋을 담아 한글로 쓰인 간판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MBC 아나운서로 20년 넘게 스포츠 중계 캐스터를 맡다보니 언어구사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대부분의 스포츠 용어가 외국어일 뿐 아니라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많아 중계 시작부터 끝까지 애드리브로 하는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중계는 다른 영역보다 더 탁월한 우리말 구사가 요구되는 분야예요. 스포츠 전문용어를 적절히 우리말로 풀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순발력 있게 시청자에게 전달해야 하거든요. 어느 프로그램이나 어려움이 있고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지만 스포츠 중계만큼 평소의 언어능력이 중요한 분야도 없을 것 같아요.”
방송을 하다 보면 평소의 언어습관이 자연스레 나올 수밖에 없다. 방송 종사자일수록 올바른 언어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강영은 아나운서의 생각이다. 오랜 방송생활로 몸에 밴 언어습관은 평소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방송을 듣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다.
우리말 잘해야 외국어도 잘할 수 있다
고운 말을 쓰는 것을 곧 자신의 인격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강영은 아나운서. 우리말 교육에 대한 생각 역시 엄격하다. 큰딸 민정(20)과 둘째 동호(17)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잘못된 말을 하거나 비속어를 쓸 때면 엄하게 혼났다.
“제가 말하기에 관해서는 잔소리가 많은 편이에요. ‘분명히 발음해라’, ‘말을 마칠 때까지 똑바로 말해라’, ‘되도록 우리말을 쓰자’ 같은 거죠. 딸아이가 중학교에 다닐 때는 ‘요즘 아이들은 그렇게 말 안 한다’며 욕을 하는 아이도 많다는 말에 안타까운 적이 많았어요.”
강영은 아나운서는 매일 아침 아들에게 신문 사설을 건네준다. 바른 말뿐만 아니라 어휘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덕분에 두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토론할 때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한다는 칭찬을 듣곤 했다. 현재 미국 시애틀에서 유학 중인 딸 민정은 탄탄한 우리말 실력 덕분에 미국 유학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다.
“10년 전쯤 제가 미국에서 1년 정도 연수를 할 때였어요. 그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한국 부모들은 아이에게 영어를 빨리 익히게 하려고 집에서 모국어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잘못된 교육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쉽게 쓸 수 있는 모국어 수준이 외국어 습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국어 수준이 높아져야 외국어 실력도 쌓여간다는 이야기였어요.”
우리말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가 바른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부끼리 대화할 때는 아이가 다 듣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바른말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잔소리꾼 부모가 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죠. 부모와 많이 소통하는 아이일수록 밖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거든요.”
우리말 중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강영은 아나운서. 들리는 어감뿐 아니라 의미까지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도 자신을 사랑하듯, 세계가 인정한 한글과 우리말을 우리가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그이의 말에서 한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말 사랑법 둘.
강재형 아나운서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면 우리나라 방방곡곡 숨겨진 비경을 찾아가 풍광과 사람들을 소개하는 강재형 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다. 아나운서 활동 외에도 국립국어원 표준어 심의위원, 정부 국어심의회 의원 등을 맡아온 그의 우리말 사랑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휴대전화 연결음도 MBC ‘우리말 나들이’의 로고송으로 정했을 정도다.
KBS 기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방송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고등학생 시절 방송반을 거쳐 대학을 다닐 때는 학보사 기자활동을 했다. 언론사 입사시험에 응시하면서 아나운서직을 택한 것이 지금의 자리로 이어졌다. 그는 스스로를 말 잘하려고 애쓰는 어린아이였다고 회상했다.
“평소에도 늘 생각한 뒤에 말하려고 했어요. 남자아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욕설도 입에 담은 적이 전혀 없고요. 초등학교 2학년 때 말한 것을 녹음한 자료가 있는데 그걸 들어보면 지금의 저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우리말이 곧 국력이다
방송국에 들어온 후로 줄곧 희망사항이 ‘걸어다니는 국어사전’이라는 강재형 아나운서. 그는 ‘우리말 나들이’ 제작을 위해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연변 등지를 찾아갔을 당시 우리말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힘과 함께 커지는 것 같아요. 외국 동포사회에서 잊혀가던 우리말이 경제력을 기반으로 국력이 커지면서 되살아나는 것을 보고 돌아왔어요. 말이 곧 국력이기 때문이죠. 우리말에는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소통수단으로서 역할뿐 아니라 문화유산 그 자체인 거죠.”
그는 우리말의 매력으로 의성어, 의태어를 꼽았다. 외국어에 비해 꾸밀 수 있는 폭이 넓은 만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어에서는 ‘Yellow’라는 한 단어뿐이지만 우리말에서는 ‘노랗다’, ‘노르스름하다’처럼 여러 가지로 표현이 가능해요. 파생어도 규칙적이고 경제적이죠. 가늘고 긴 것을 의미하는 ‘가락’은 젓가락, 손가락, 발가락, 윷가락처럼 활용될 수 있어요. 영어의 ‘stick’은 chopstick, finger처럼 아예 단어가 바뀌게 돼요. 편리성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우리말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아이의 말에 대한 책임은 어른에게 있다
평소 대학생을 비롯해 다양한 대중을 대상으로 우리말 강의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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