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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연골 갉아 먹는 휜다리,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 앞당겨"
"무릎 연골 갉아 먹는 휜다리,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 앞당겨"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12.31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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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휜다리로 인해 연골이 손상된 모습, 우)정상 다리 
▲ 좌)휜다리로 인해 연골이 손상된 모습, 우)정상 다리 (이미지출처: 게티이미뱅크)

지반이 약하고 기둥 자체가 기울어진 건물은 무너지기 쉽상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관광명소인 피사의 사탑은 보수 공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이미 무너지고도 남았을 건물이다. 지반이 허약한 상태에서 기울기마저 비뚤어질 경우 하중 불균형, 비정상적인 압력에 따른 붕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축학 논리는 무릎 관절에 고스란히 적용할 수 있다. 무릎 연골 손상을 지반에, 휜다리내반슬을 기울기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휜다리내반슬은 ‘O다리’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똑바로 섰을 때 양 무릎이 닿지 않고 벌어진 상태를 보이기 때문. 가족력이나 오래된 좌식 생활에 따른 양반다리 자세, 관절의 외상, 골반 틀어짐 등이 휜다리내반슬의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휜다리내반슬이라고 하여 당장 건강 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미용적으로 보기 좋지 않을 뿐 근골격계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휜다리내반슬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울어진 건물처럼 무릎 관절에 신체 하중의 불균형이 가해져 연골 손상이라는 커다란 악재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O다리인 상태에서 걷기 운동이나 런닝머신, 줄넘기 등을 한다면 무릎 관절에 비대칭적인 압력이 가해진다. 휜다리내반슬의 증상이 심하면 심할수록 무릎에 가해지는 비대칭 압력 역시 거세진다. 이때 무릎 관절 연골 한쪽에 편마모 원리의 손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해 퇴행성관절염 발병을 부추길 수 있다. 즉, 휜다리내반슬은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기는 위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휜다리내반슬 여부를 파악하고 이를 조기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똑바로 서 있는 상태에서 발목을 붙일 때 무릎 사이 공간에 손가락이 2개 이상 들어간다면 O다리로 볼 수 있다.

이미 휘어진 상태의 다리 모양은 자가 노력에 의해 개선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특화된 치료를 통해 휘어진 다리를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무릎 관절 연골 상태다. O다리인 상태에서 극심한 무릎 통증을 겪고 있다면 이미 연골 손상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휜다리 교정은 물론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까지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만약 휜다리를 교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상된 무릎 관절 연골만 치료한다면 비정상적인 다리 구조 때문에 언제든지 퇴행성관절염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두 증상의 검사 및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휜다리내반슬 교정 방법으로 '휜다리교정술(근위경골절골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 관절이 휜 방향의 아래쪽 뼈 일부를 절삭한 다음 벌어진 틈을 기구로 고정해 균형을 맞추는 원리다. 관절 각도를 정상 범위로 회복시켜 무릎 압박을 고르게 분산하는 것이 포인트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무릎 관절 내 연골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 과정이다. 만약 연골 손상 정도가 크다면 휜다리교정술과 함께 연골 재생 치료 방법인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는 탯줄 혈액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치료제인 카티스템을 무릎 관절 병변에 도포함으로써 연골 재생을 이루는 원리다.

만약 연골 손상 정도가 심해 복구하기 어렵다면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인공관절 치환술이 대안으로 다가갈 수 있다. 바이오센서란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지능형 기기로 무선주파수(RF) 통신 기술이 적용된 일회성 센서를 말한다. 관절 운동의 정밀 추적, 대퇴부 하중 측정, 무릎 압력 계측 등을 도와 인공관절 치환술 후 정렬 불량 및 연조직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관절뼈 모양만 측정하던 기존 수술 과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절 주변 인대 및 힘줄 상태까지 체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 후 무릎 관절이 안정적으로 운동 균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연세본사랑병원(구, 부천 연세사랑병원) 권세광 병원장은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퇴행성관절염 발병 사례 가운데 무릎 연골 손상을 치료하는 과정에만 집중한 채 휜다리내반슬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관절염 재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경각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연골은 한 번 손상될 경우 다시는 재생하기 어려우므로 조기에 발견해 회복이 빠른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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