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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출석률 99%? … "실제 수업 참여와 연관성 없다"
온라인 개학 출석률 99%? … "실제 수업 참여와 연관성 없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4.2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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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공개한 담임 교사와의 문자 메시지.(트위터 캡처)
지난 17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공개한 담임 교사와의 문자 메시지.(트위터 캡처)

 

온라인 개학 출석률에 대해 현장의 교사들은 보고할때 실제보다 출석률 높여서 내기도 출석해도 딴짓하는 경우 많아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A교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원격수업 출결 무용론'을 폈다. 원격수업의 특성상 특정 시간대에 접속했는지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데도 '출석률'을 집계해 원격교육 홍보에 활용한 교육 당국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A교사는 "출석하지도 않은 학생을 출석한 것으로 보고하고서 오후에 기사를 보니까 '오전 한때 서버가 흔들렸지만 학생 대부분이 접속해 수업을 들었다'고 나오더라"며 "어차피 출석 처리는 나중에 해도 되기 때문에 실제보다 출석률을 높여서 보고한 교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집계한 온라인 개학 이후 전국 초·중·고교 평균 출석률은 100%에 육박한다.

중·고교 3학년이 가장 먼저 개학한 지난 9일 평균 출석률은 98.8%였고, 2차 온라인 개학일인 지난 16일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의 평균 출석률도 98.7%를 찍었다. 지난 20일 마지막으로 개학한 초등학교 1~3학년 평균 출석률도 98.9%를 기록했다.

교사들은 높은 출석률이 학생들의 실제 수업 참여와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다. 더구나 교육부에서도 원격수업 기간에 출결 확인은 수업 당일부터 1주일 이내에만 처리하면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상황이라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B교사는 "교사가 억지로 깨워서 출석 버튼만 '클릭'하게 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는 접속에 실패했는데 보고서 상에는 출석한 걸로 처리된 일도 있을 것"이라며 "학생의 출석과 과제 수행을 독려하는 것은 교사의 의무이지만, 출석률을 집계해 보고하게 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C군도 "출석하고 다시 자거나, 동영상은 켜 놓기만 하고 자기 할일 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출석률 몇 프로가 별로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출석률을 원격수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0일 SBS 방송에 출연해 "원격수업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비중이 98%까지 출석률이 확인됐다"며 "굉장히 높은 수준이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차관도 지난 10일 온라인을 통한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역사적인 온라인 개학 이틀째인데 조사해보니 첫날 출석률이 98.8%였다"며 "대면 수업을 할때도 3월 평균 출석률이 93% 내외인 것과 비교해 더 많은 학생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년별 개학 첫날 현황 파악을 위해 3차례 출석률을 집계했을 뿐, 이후로는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석률 집계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육당국의 한 관계자는 "처음 시도하는 온라인 개학인데 학생들이 얼마나 출석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꼭 필요했던 일"이라면서 "출석률 집계가 100% 정확하지 않더라고 개학이 계속 연기된 상황에서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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