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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시장조성자도 점검”
은성수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시장조성자도 점검”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8.2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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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개회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 공매도(空賣渡)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시장조성자 제도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3월16일~9월15일)의 연장 여부를 조기에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융위가 27일 장 마감 후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6개월 연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은 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은 위원장은 "이분(공매도 반대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은 공매도를 영구히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에 불법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점과 개인의 경우 공매도에 대한 제도적 접근성이 낮다는 문제제기가 그분들 주장의 중요한 골자"라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게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싸다. 빌릴 수 있는 종목은 한정적이고 대여 기간도 짧다.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이에 은 위원장은 "개인 공매도 활성화는 최근 일부 사모펀드에서 나타난 손실 문제를 감안할 때 다소 조심스럽지만 기회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기회의 불공정성을 느끼고 있다면 마땅히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조성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과 부작용을 다시 점검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시장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유동성이 필요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매수 등 양방향 호가를 제시해 투자자가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로,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9곳과 글로벌IB 3곳 등 모두 12곳이 시장조성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조성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의 예외 적용을 받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공매도 등을 통한 헤지(위험회피) 거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들이 금융위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보고, 시장조성자에 대한 특별검사를 해달라고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개인투자자에 대한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 변동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75bp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한다"며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했다.

아울러 "기업공개 과정에서 각각의 개인투자자들은 많은 신주를 배정받기를 바라고 있다"며 "수요예측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관들에게 일정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투자자간 배정 방식은 고액자산가일수록 유리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은 위원장은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당장 매출·이익이 없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은 상장을 조기에 허용하는 방식으로 상장기준을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근 증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현재의 증권업계의 영업구조는 실물경제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면서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에서 기업과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과 수익을 분석하는 기업금융 본연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고 성공 가능성에 과감히 투자하는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증권사의 영업 및 수익구조 다변화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Queen 류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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