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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실 주택 매입해 전세 공급? … "물량확보 예산 문제 뒤따를 것"
정부, 공실 주택 매입해 전세 공급? … "물량확보 예산 문제 뒤따를 것"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11.10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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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정보란에 전세매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0.11.1
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정보란에 전세매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0.11.1

 

정부가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 가운데 하나로 공실인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전세로 공급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으나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현재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은 전세 대책 수립을 위해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당·정·청에서 언급한 전세 단기대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공기관을 통해 공실인 주택을 매입·임대해 전세로 공급하는 방안이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세 주택을 지어서 공급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며 단기적으로 공실 상태인 아파트 또는 단독주택을 전세로 전환하거나, 상가·오피스 등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물량 확보다. 공실 주택을 얼마나 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단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이미 서울시가 매입 임대주택 정책을 통해 사들였다. 2018년 기준 서울시 내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은 2940가구다. 시는 이를 매입해 임대주택(청년·신혼부부) 공급 정책인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연립주택·다가구를 매입한 후 임대하는 것도 LH, SH공사 등이 꾸준히 하는 사업이다. LH는 다가구,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매입 후 보수 또는 재건축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임대하고 있다. 올해만 총 3차에 걸쳐 공급했고(1차 6968가구, 2차 6031가구, 3차 6358가구) 현재 4차 입주자 모집(4041가구)을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 안에서 빈집을 비롯해 쓸만한 다세대, 다가구, 연립주택 역시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전세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원하는 것도 문제다.

그렇다고 매물로 나와 있는 아파트를 매입해 공급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우선 예산 문제가 걸린다. KB국민은행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2000만원이다. 저렴한 아파트라도 4억~5억원대가 대부분이다. 5억원짜리 아파트 1000가구를 확보하려면 5000억원이 필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아파트를 사서 전세로 공급하는 것은 예산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공공이 주도해서 전월세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 무리한 목표설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아파트 매물을 매입해 전세로 공급하는 것을 두고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세를 구하지 못한 무주택자들이 저렴한 아파트를 구입하는 추세"라며 "어차피 중저가 아파트는 누군가가 매입해 전세시장에서 빠질 주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저가 아파트를 공기업들이 사서 다시 전세를 준다고 전세난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매도나 전세가 잘 안 되는 다세대·연립 주택을 매입해서 리모델링한 후 임대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인데 그것도 법적 절차가 있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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