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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고객에 선물 보낸 '폐업 위기 사장' ... 누리꾼들 "돈쭐 내주자"
암 투병 고객에 선물 보낸 '폐업 위기 사장' ... 누리꾼들 "돈쭐 내주자"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5.31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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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폐업을 고민하던 편백나무 사장님의 답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누리꾼들의 구매가 이어졌다. (고마운 사람들 갈무리)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폐업을 고민하던 편백나무 사장님의 답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누리꾼들의 구매가 이어졌다. (고마운 사람들 갈무리)

 

편백나무 방향제 등을 판매하는 사장이 폐업을 고민하던 찰나 암 투병 중인 고객에게 남긴 따뜻한 댓글로 인해 누리꾼들의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편백나무 대란 사장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년 전 편백나무 대란을 불러일으킨 업체 사장 A씨가 지난 27일 고객이 남긴 후기에 단 답글이 시선을 모은 것이다.

편백방향제를 구입한 이 고객은 "암 투병 중이라 도움이 될까 해서 구매했다"면서 "나무 향이 진하고 좋다. 감사하다"라고 후기를 남겼다.

이에 A씨는 "남겨주신 리뷰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내일 생각지 않았던 낯선 택배가 도착하더라도 놀리지 마시고 고객님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선물 하나 보냈다"고 했다.

이어 "폐업의 기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투병 중이라는 고객님의 글에 큰 울림을 받고 다시 힘을 낸다"면서 "건강만 하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으니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라고는 하나, 폐업을 고민할 만큼 저희 역시 어려운 사정이라 공짜로 보내드릴 수는 없고 비싼 값을 고객님께 받겠다"며 "보내드린 선물의 가격은 '완쾌'다. 꼭 건강해진 모습으로 완쾌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A씨는 "저 역시 그때까지 어떻게든 폐업하지 않고 버텨보겠다"면서 "꼭 이겨내시고 완쾌 소식으로 보내드린 선물값을 지불해주길 바란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 답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알려지자 "돈쭐 내드려야겠다', "지금 사러 간다", "저 분도 완쾌하시고 사장님도 대박 났음 좋겠다", "인류애가 충전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문량이 급증하자 업체 홈페이지에는 긴급공지가 띄워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A씨는 배송 지연 안내와 함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A씨는 "어려운 시국에 주문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올해 1월쯤부터 시작된 매출 하락이 5월까지 이어지며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고 고민 많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면서 "편백나무 포장을 도와주고 있는 장애인 친구들을 볼 면목도 없고, 무엇보다 집사람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매월 주는 생활비도 2월부터 제날짜에 주지 못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기도 하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찰나에 갑작스럽게 주문이 급증하자 A씨는 "유행처럼 구입하시는 것보다 편백나무에 관심이 많으셨고 필요하신 분들이 구입하시는 것이 힘들게 번 돈을 더욱 가치있게 소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복에 겨운 소리를 남겨 본다"면서 겸손함을 보였다. 동시에 "빠른 출고를 해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늦으면 8~9월에 출고된다는 소식에도 누리꾼들의 '돈쭐'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그 이유에는 A씨가 폐업 위기에도 지난해 659만원을 기부했고, 누적 기부액은 2800여만원을 넘어선 것도 포함됐다.

Q&A 게시판에는 "사장님 마음대로 폐업하지 마라", "천천히 보내주셔도 된다. 사업 번창해라", "늦게 오든 말든 신경 안 쓴다", "2099년 안에만 보내달라" 등 훈훈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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