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적용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덕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의 8월 분양이 불투명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공사인 DL이앤씨의 설계변경 신청까지 접수되면서다.
강일 어반브릿지는 DL이앤씨가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554-38번지 일대에 시공하는 593가구 규모 단지다. 전부 일반분양되며 전용면적 84~101㎡로 구성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데다, 보기 드문 추첨제 물량까지 더해져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9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고덕 e편한세상 강일어반브릿지는 애초 7월 중순께 분양 예정이었다가 이달 5일로 입주자모집공고를 연기했다. 하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지침에 따라 강동구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또 한 차례 연기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공공택지는 2005년, 민간택지는 지난해 7월 이후)은 각 지자체에 설치된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강동구청 측은 "지난 7월 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지면서 사업 주체(DL 이앤씨)에 양해를 구해 분양 일정을 지연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2주간 연장된 데다, DL이앤씨가 강일어반브릿지의 '설계변경'을 접수하면서 8월 분양은 사실상 요원해졌다.
구청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3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로 분양 일정이 연기된 상황에서 강일어반브릿지의 설계변경을 접수했다. 구청 측은 "접수된 설계변경건의 처리가 이뤄져야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설계변경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설계변경 처리가 2~3주 걸린다는 점을 이유로 강일 어반브릿지의 분양이 9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분양 지연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택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로 공공기관 등에서는 회의를 지양하는 경우가 꽤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사업 일정이 연기되는 등 늘어질 경우 사업 주체 입장에서는 손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강일어반브릿지 청약을 준비하던 30대 A씨는 "예정된 일정이 자꾸 늘어지니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김이 빠진다"며 "일정이 중요한 분양 문제에는 온라인 회의 등 대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행정기관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길어짐에 따라 마냥 사업 주체에 부담을 지울 수는 없다"며 "설계변경이 처리되는 대로 필요하다면 4단계가 유지되더라도 분양 일정을 다시 상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8월 분양을 예고한 수도권의 다른 단지들은 예정된 일정대로 분양을 진행한다.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재건축은 일반분양이 23가구에 불과해 분양가심의위원회 대상에서 빠졌다.
이 외에도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남산'은 생활형숙박시설이고,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몬테로이(용인 처인구)는 민간택지, 힐스테이트 구리역은 공공택지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퍼스트는 이미 앞서 지난 6월에 분양가심사위원회를 거쳤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