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22 00:40 (수)
 실시간뉴스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법정, 정녕 진실과 심판의 공간인가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법정, 정녕 진실과 심판의 공간인가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9.10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포스터 /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포스터 / EBS 금요극장

오늘(9월 10일) EBS1 <금요극장>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이 방송된다.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고지, 히로세 스즈 등이 열연한 <세 번째 살인>은 2017년 제작한 일본 영화로 상영시간 125분. 15세 이상 관람가.

◆ 시놉시스 : 누구나 믿고 싶은 진실은 있다

그는 자백했고, 사형은 확실했다. 승리밖에 모르는 냉정한 변호사 시게모리. 모든 범행을 자백한 살인범 미스미. 그리고 피해자의 딸 사키에.  또 한 번 진술이 번복되자, 모든 것에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 줄거리 : 변호사 시게모리는 동료로부터 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 미스미의 형량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변호에 뛰어든다. 자신이 근무하는 공장의 사장을 죽인 뒤 그 시체를 불에 태우기까지 한 미스미는 잔혹한 범죄 수법과 과거 이미 한 번의 살인을 저지른 전과로 인해 사형이 확실시되는 상태이다.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의뢰인에게 최대한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변호 전략을 짜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시게모리는 미스미와 대면하지만, 미스미는 수시로 진술을 번복한다. 시게모리는 과거 미스미의 살인사건을 판결했던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아보고, 감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스미의 딸도 찾아 나서지만 여의치 않다. 그런데 미스미가 피해자의 아내인 보험금을 노린 미즈에의 의뢰로 살인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건이 화제에 오른다. 

시게모리는 사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미즈에를 주범으로 몰고 가기로 한다. 그러던 중 피해자의 딸 사키에가 미스미를 찾아온다. 다리가 불편한 고등학생 사키에는 평소에 미스미와 종종 만나던 사이였다. 사키에는 미스미를 구하기 위해 증언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사키에로부터 미스미가 자신의 친부를 살해한 이유를 들은 시게모리 일행은 충격에 빠진다. 

사키에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판을 준비하던 시게모리는 미스미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듣는다. ‘저는 죽이지 않았습니다.’ 미스미의 말을 믿고 그의 범행을 부인할 것인가, 아니면 사형을 면하기 위해 그의 범행을 인정하고 유리한 증언을 내세울 것인가. 진실을 두고 미스미와 언쟁을 벌이면서 시게모리는 큰 혼란에 빠진다.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포스터 /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스틸컷 / EBS 금요극장

◆ 주제 : <세 번째 살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간의 작품들과 달리 가족 이야기에서 벗어나 살인 현장과 법정으로 무대를 옮겼다.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살인사건을 둘러싼 법정물로 보이지만, 이 작품에서 다루는 것은 살인사건 자체보다 진실과 믿음, 죄와 심판, 그리고 이를 수용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다소 난해하고 추상적인 것들이다. 

법정은 사회적 합의 하에 마련된 진실과 심판의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극중 대사처럼 그 누구도 진실을 모르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누군가를 심판하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또 그 심판은 누가 하는 것일까.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이 사람을 판가름해 나가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불완전한 시스템을 우리 사회가 내포하고 있다’는 고레에다 감독의 코멘트가 영화 <세 번째 살인>을 더욱 즐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포스터 /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스틸컷 / EBS 금요극장

◆ 감상 포인트 : <세 번째 살인>에서는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아버지가 된다>에서 이미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 있는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이번에는 승률을 위해서라면 진실은 외면할 수도 있는 냉정한 변호사 ‘시게모리’ 역을 맡아 열연을 보인다. 

또한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가 선보이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살인범 ‘미스미’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이 맞붙는 접견실 장면은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에 인상적인 연출이 더해져 명장면으로 탄생했다. 

최근 일본 영화계의 젊은 연기파 배우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히로세 스즈 역시 복잡한 감정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작중 미스미는 두 번의 살인을 저질렀는데 어째서 영화의 제목은 <세 번째 살인>일까.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은 채 영화는 끝나지만 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스틸컷 /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 (원제: 三度目の殺人 / The Third Murder)’ 스틸컷 / EBS 금요극장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1962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 문학부를 졸업한 후 독립 프로덕션에 입사하여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하였다. 1995년 첫 번째 영화 <환상의 빛>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골든 오셀라상을 수상한 이래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던 중 2004년 작 <아무도 모른다>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걸어도 걸어도>,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같이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주로 연출해 왔으며, 2013년에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2018년에는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는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을 넘어 해외로도 활동 범위를 넓혀 2019년에는 프랑스와 합작으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발표했고, 현재는 송강호, 배두나 등과 함께 한국영화 <브로커>를 제작 중이다.  [※ 참고자료 : EBS 금요극장]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금요극장’은 매주 금요일 밤 12시 45분(토요일 0시 45분)에 방송된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 EBS 금요극장 ‘세 번째 살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