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서울 문화비축기지가 내년도 장소사용 모집을 진행한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19일까지 문화비축기지 장소사용 신청을 받고 있다. 문화마당·파빌리온·야외무대 등 6개 공간을 모두 신청하거나, 일부 공간만 신청할 수도 있다.
△일반 대관 △협력(서울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 △공모 △촬영 등으로 문화비축기지를 활용할 수 있다. 공연·전시·축제를 비롯해 문화행사·포럼·교육도 진행한다.
문화비축기지는 1973년 석유 파동 이후 5개 탱크를 건설해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인 6907만리터의 석유를 보관했던 곳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 이유로 폐쇄한 이후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2013년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 2017년 문화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기존 5개 탱크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해체된 탱크의 철판을 활용해 만든 T6은 시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돋움했다.
문화비축기지의 장소 사용은 2018년 140여건에서 올해 260여건으로 증가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장소 사용은 연 1회 정기모집하고 이후 빈 공간을 수시로 추가 모집할 계획이지만, 높아진 몸값에 정기모집만으로 이미 내년도 1년치 일정이 다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문화비축기지는 특히 드라마·영화·예능 등으로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화보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사용됐다.
지난해 5월 MBC 예능 '놀면뭐하니' 토토닭 특집 촬영이 이뤄진 곳도 문화비축기지였다.
유재석과 박명수 등 출연자들이 100인분의 치킨 나눔을 드라이브스루로 무사히 완료했고, 도움을 주러 온 김신영과 하하가 깜짝 라이브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JTBC 비긴어게인의 드라이브 인 버스킹이 진행된 촬영 장소 역시 문화비축기지이다.
이밖에 △MBC 전지적 참견시점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집사부일체·런닝맨 △TvN 신서유기 등 다수의 예능 촬영 장소로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송한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서는 주인공 서달미(수지)와 남도산(남주혁)이 출근하는 회사 '샌드박스' 외관으로 문화비축기지가 등장했다.
△JTBC 구경이·너를닮은 사람 △OCN 루갈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등 드라마·영화 촬영도 진행됐다.
방송 촬영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서커스페스티벌인 '서커스 캬바레'가 성황리에 열렸다. 문화비축기지의 다양한 공간을 무대로 삼아 국내외 현대 서커스 공연과 시민참여 프로그램, 전문가 국제 오픈 포럼, 서커스 네트워크 회의 등 서커스의 모든 것이 펼쳐졌다.
이밖에 '문화비축기지 아트랩' 장소지원 프로젝트, 서울 국제 댄스페스티벌인탱크 등 다양한 문화 협력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서울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모습이 담긴 초대형 프로젝션 영상을 문화비축기지 커뮤니티 센터 건물 외벽에 투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야외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이 있어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대형 촬영의 경우 정기 모집으로 대관을 신청하기도 하지만, 일정이 유동적이다 보니 문화행사 일정이 확정된 뒤 비어있는 공간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