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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분기 실적 '빨간불' ... 원자잿값 급등에 수익성 악화
기업 1분기 실적 '빨간불' ... 원자잿값 급등에 수익성 악화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2.22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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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글로벌 물류 대란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대로 라면 매출이 증가할 수 있어도 영업이익은 예상을 크게 밑돌 가능성이 크다. 올해 1분기 성적표 전망이 우울한 이유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현대자동차·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 97곳에 대한 증권사들의 1분기 매출 추정치는 연초 325조2793억원에서 이날 348조8273억원으로 7.2%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 추정치는 45조1542억원에서 44조8292억원으로 0.7% 낮아졌다. 

연초보다 상장사의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수익성을 망친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 가격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물 가격은 배럴당 90.21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나 오른 수치다.

광물 가격도 급등했다. 4차 산업 핵심 광물로 꼽히는 니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2% 상승했고, 2차 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 역시 280.45% 치솟았다.

이외에 코발트(41.27%). 유연탄(23.67%), 알루미늄(33.69%) 등도 크게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경제 원유의존도가 1위다. 국제 유가 상승 시 상대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분석했을 때 광산품(석유·석탄·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국내 기업의 생산 원가는 약 0.8% 상승한다.

대표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되면 정유산업에서 차지하는 원가는 지난해 평균 유가(69.4달러) 대비 23.5% 증가한다. 전력과 가스·증기 산업의 원가증가율도 20.19%에 달한다. 철강(5.26%)과 화학(4.82%), 도로운송서비스(4.99%) 등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비싸진 원자재 가격에 기업들도 사업계획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목표 수정도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 중 채산성 전망과 국내 기업 영업이익률 전망은 이미 지난해 고점을 찍고 하락 중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 상승 시 상대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해 가격경쟁력 하락 또는 이윤 감소 등의 산업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원유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글로벌 원유생산량의 12.6%, 천연가스 16.6%를 차지하고 있다. JP모간은 올 2분기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꽃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심화돼 대러시아 제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이 다각적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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