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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암투병' 아빠 대신 농사 짓고, 공부도 잘하는 14살 동현이
[동행] ‘암투병' 아빠 대신 농사 짓고, 공부도 잘하는 14살 동현이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10.1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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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열네 살 동현이의 가을 이야기’


오늘(15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79화에서는 ’열네 살 동현이의 가을 이야기‘ 편이 방송된다.
 

√ 열네 살 동현이의 전쟁 같은 가을

열네 살 동현인 방과 후나 주말, 친구들과 놀아본 적이 없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기 때문이다. 365일 밭작물을 심고 관리하고 수확하고, 도무지 쉴 틈이 없는 농사일. 초등학교 때부터 장난감을 갖고 논 날보다 손에 농기구를 쥐고 구슬땀 흘린 날이 더 많았던 동현이다. 여름엔 볕이 뜨거워서, 겨울엔 해가 짧아서 더 부지런히 해야 하는 밭일. 특히나 가을은 농작물 수확을 위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데 올해는 노력에 비해 결실이 좋지 않아 동현이의 속이 탄다. 잦은 비에 농작물이 썩고, 일손까지 모자라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아빠가 대장암 수술을 하면서부턴 아빠 몫까지 메우느라 동현이는 더 늦게까지 일해야 했고, 자신만의 시간은 더더욱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농사일이라는 걸 알기에 동현인 외면할 수가 없다.

 

[동행]‘열네 살 동현이의 가을 이야기’


√ 막막한 엄마, 아빠의 희망

남편이 아픈 후로 엄마 유경 씬 어깨가 무거워졌다. 연로하신 시아버지에 보살펴야 할 아픈 남편.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 마늘 공장으로, 밭으로 쉴 새 없이 다녀야 하는 날들이 버겁기만 하다. 지적장애를 가졌지만, 성실한 남편과 부지런히 일궈온 밭. 이젠 고스란히 엄마 몫이 되고 말았다. 그런 엄마를 돕겠다고 친구들과 노는 일도, 잠자는 시간도 포기한 아들. 공부도 잘하고 재주도 많은, 앞길 창창한 아들에게 학원도 보내줄 수 없고, 먹고 싶어 하는 짜장면도 사줄 수 없어 가슴 아프다. 암 투병 10개월. 아빠는 아내와 아들이 자신 때문에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지 짐작한다. 없는 집에, 모자란 남편에게 시집와 고생만 한 아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아내가 일 나간 사이, 집 안을 정리해주는 일뿐. 그마저도 몸이 허락할 때만 할 수 있으니 답답하다. 가장 노릇도 못 하고 오히려 짐이 된 것이 미안해 한숨이 깊다.
 

[동행]‘열네 살 동현이의 가을 이야기’


√ 동현이 꿈은 변호사

학원 한 번 다녀보지 못했어도 학교에선 우등생인 동현이. 동현이의 꿈은 변호사다. 늘 독학으로 선행학습을 하며 꿈을 위한 노력에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올해 영재교육 대상자로 선정되어 배움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비용 때문에 엄마가 더 힘들어질 것을 생각하면 선뜻 욕심을 부릴 수가 없다. 이발비를 아끼느라 집에서 손수 머리를 깎고, 몸집보다 큰 옷을 사주면, 옷이 몸에 맞을 때까지 입으면서도 불평 한번 없는 동현이. 그래도 동현이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신과 집안을 지켜온 엄마의 강인함 때문이었다. 엄마는 아들이 자신처럼 힘든 삶을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현인 엄마, 아빠가 조금은 짐을 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농사일도,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 믿는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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