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04:15 (금)
 실시간뉴스
CES서 중국 기업 위세 크게 꺾여 ... 소규모 참가에 '베끼기' 지적도
CES서 중국 기업 위세 크게 꺾여 ... 소규모 참가에 '베끼기' 지적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1.11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2023.1.6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3.1.6

지난 8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인 CES 2023에선 코로나19 사태 이전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전시장을 가득 메우던 중국 기업들의 위세가 크게 꺾인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이전까지 CES 참가 기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미국을 제외하고 최대 참가국이었던 중국은 올해 480개 기업만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 샤오미, 하이얼 등은 불참했고 세계 TV 시장 3, 4위인 TCL과 하이센스만 삼성전자 옆에 전시관을 꾸렸다. 나머지 기업들은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소규모 공간을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TCL, 하이센스도 별다른 혁신 기술없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공간 콘셉트를 베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중국 간판 기업들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인해 최근 몇년간 참가를 못하고 있다지만 이번엔 외교적 문제를 넘어 혁신 기술 부재로 인해 규모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CES 주최 측인 CTA와 업계 등에 따르면 CES2023 참가 기업 수는 174개, 총 3200여개로 집계됐다. 1년 전인 CES 2022(2200개)보다 1000개 이상 늘어났다. 한국 기업은 550여개가 참가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중국의 CES 2023 참가 기업 수는 약 480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CES 2018에 1551개 업체가 참여했던 데 비하면 올해엔 약 30%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물론 참여 기업 수만 따지면 한국과 중국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CES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센트럴홀에선 중국 기업은 주로 전시장 주변부에 소규모 부스를 차리는 데 그쳤다. 한국 기업을 위협했던 화웨이, 샤오미 등 간판 기업은 참가하지 않았고 TCL, 하이엔스만 삼성전자 부스 옆에 자리했다. 그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해 CES에 대거 참가해 '물량공세'를 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문제는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뿐 아니라 전시공간 콘셉트까지 그대로 모방하는 등 여전히 '베끼기 전략'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TCL은 전시장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Mini LED TV와 폴더블 스마트폰,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 등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대부분 삼성전자, LG전자와 유사한 제품군이다. TCL과 하이센스가 내놓은 액자형 TV 제품은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의 디자인과 명화감상이 가능한 기능까지 그대로 베낀 것으로 보인다.

TCL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 신매니지먼트'도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싱스는 타사 제품과 호환을 할 수 있는데 비해 TCL의 스마트 신매니지먼트는 자사 제품만 호환이 가능한 데다 콘트롤 기능은 조명과 TV 전원, 에어컨 온도 조절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TCL 전시장 한켠의 게이밍 모니터 체험 공간도 LG전자가 선보인 콘셉트와 유사했다. 하이센스의 가전 브랜드 '키친 스위트'는 LG전자의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브랜드 명까지 거의 유사하게 모방한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제시한 트렌드에 중국이 따라오는 것은 환영할 만 하지만 전시장을 비롯해 디자인, 브랜드 이름까지 갖다 쓰는 건 문제가 있다"며 "중국이 한국 제품을 유사하게 베낀 게 많아 수출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은 드론을 비롯해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턱 밑까지 쫓아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선 중국 TV 제품들이 미세하게 색감이 튀고, 스마트안경은 시연 중 배터리가 방전되는 등 기술력도 여전히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선 미중 갈등을 넘어 기술력 자체 문제 때문에 참여 기업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빠진 자리를 한국이 메우면서 반사적 이익은 봤다"면서도 "이런 수혜에 그치지 않고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도록 우리나라 기술력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