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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에 당당한 감초 형님들 조형기, 박준규의 유쾌한 인터뷰
예능계에 당당한 감초 형님들 조형기, 박준규의 유쾌한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3.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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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후배들을 만나면 먼저 다가가서 형이나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해요”

조형기와 박준규는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시시각각 바뀌는 방송환경에서도 독특한 스타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인생 궤적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들의 아버지 세대부터 인연이 시작돼 40여 년 가까이 친한 형과 동생으로 살아오고 있다. 당대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조항과 박노식의 2세인 탓에 아버지의 이름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녀야 했던 시기도 있었고,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아버지의 영향을 극복하고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온 것 역시 다르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는 또 다른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것 역시 닮은 모습이다. 조형기는 오래전부터 버라이어티쇼에 출연하기 시작해 이제는 프로그램의 성향을 막론하고 신구 세대의 조화를 이루는 중요한 감초로 활약하고 있다. 조형기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박준규는 한때 남성다운 역할로 캐릭터가 정해져 있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난 이후에는 의외의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해 거꾸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또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친 두 사람이기에 함께할 때면 언제나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세대를 넘나드는 형님들, 처음으로 함께 뭉쳤다
조형기와 박준규는 최근 SBS E!TV ‘형님식당’의 공동 MC를 맡았다. 그간 감초 역할만을 주로 해온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진행을 맡은 것. 또래 동료 연예인들 중 두 사람만큼 활발히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더군다나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세대가 바뀌면서 불과 2∼3년 전까지 활약하던 젊은 스타들도 어색함을 느낄 정도다. 그러나 조형기와 박준규만큼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50대이다 보니 많은 후배들이 이런저런 상담을 해오기도 해요. 연기에 대해서도 그렇고 특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 후배들도 있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돌 스타들이 특히 많아졌는데, 저는 그 친구들이 어려워할까 봐 먼저 다가가서 세대차를 줄이는 편이죠. 나이가 많다고 해서 ‘왜 인사 안 하니’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거든요.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면 저는 ‘내가 언제 너를 가르쳤니’ 하면서 제발 선생님이라고만 하지 말라고 해요. 평소에 친하게 지내면서 방송에서 만날 때면 오빠나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죠(웃음).”(조형기)
“세대차는 거의 못 느껴요. 한번은 어린 아이돌 후배가 너무 격의 없이 형이라고 해서 ‘괜히 형이라고 하라 그랬나’ 싶기도 한데(웃음),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호칭이 애매하기는 해요. 한 친구는 오빠라 그랬다가 아빠라 그랬다가 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그렇게 부르기가 쉽지 않은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마인드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일종의 프로의식으로도 보이고요.”(박준규)
지금은 아이돌 스타들에게 더없이 편한 선배가 됐지만, 예전에는 그들에게도 세대차가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활발하지 않던 때만 해도 후배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편치만은 않았던 것.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과 술자리를 가져도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랫말에 자리가 버거울 따름이었다. 그럴 때면 “오래전 선배들이 왜 회식 중간에 사라지는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두 사람.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조형기의 경우는 10여 년 전부터 임성훈과 함께한 라디오 프로그램 ‘밤과 음악사이’를 시작으로 각종 토크쇼의 공동 진행자로 나서면서 모르는 연예인이 없을 정도로 세대를 넘나드는 인맥을 자랑한다.
“요즘은 브아걸이 누구고 2AM의 조권이와 창민이를 비롯해 대부분 이름을 다 알아요. 아마 제 나이에 그렇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걸요. 그 친구들이 다 저랑 가깝기도 하고요. 소녀시대에 티파니가 다치면 전화해서 안부를 묻기도 하고, 그러면서 서로 간에 벽을 많이 허물었죠. 이번에 ‘형님식당’의 진행을 맡은 만큼 제가 자부할 수 있는 건 그 어떤 사람이 와도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조형기)

아들들을 지켜보며 떠오르는 젊은 시절
“준규 아버님이나 우리 아버님 모두 돌아가시기는 했지만, 영화계에 몸담고 같은 시절에 활약하셨던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의 아들이라는 인연으로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죠. 당시 아버님들은 의리가 유달리 남다르셨어요. 그런 영향을 받아서인지 준규와 저도 친형제 같아요. 영화배우 2세 모임이 있는데, 이덕화 형이나 독고영재 형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겠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상의하고 서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걱정도 해주고, 어머님 안부는 꼭 묻게 되고요.”(조형기)
영화배우 2세라는 것은 두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때론 무거운 짐과 같이 여겨질 때도 있었다.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 대신 ‘누구의 아들’이라는 호칭으로 불릴 때는 정말 편치 않았을 터. 그러나 자녀를 낳고 그 아들들이 뒤를 이어 배우의 길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옛날 아버지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게 됐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처럼 집안마다 한 명씩은 연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집은 작은아이가 지금 연극영화과에 다니고 있는데, 곧 연극무대에 설 것 같아요. 그런데 아버지가 배우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더군요. 이상하게 배우의 아이들은 자꾸 아빠와 관계없이 자수성가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섭섭하기도 했죠. 그런데 제가 젊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돼요. 배우감이 안 되면 절대 반대했겠죠. 이게 결코 만만한 직업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가능성이 보이더라고요. 아들이 연기자를 한다고 하니까 요즘에는 김용건 형님이 정말 부럽더군요. 나이가 쉰 살이 넘어가니까 친구들을 만나도 그렇고 아이들이 잘되는 것이 제일인 것 같아요.”(조형기)
“제 아들들도 연기를 하려고 해요. 벌써부터 박준규의 아들, 할아버지가 박노식이라는 소리를 굉장히 듣기 싫어해요. 제가 싫어했듯이…(웃음). 거기에 대한 섭섭함은 저도 형기 형님과 같죠. 제 경험상 잘되면 누구 아들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아무렇지 않거든요. 오히려 요즘은 아들과 ‘붕어빵’ 프로그램에 나간 뒤로 아버지보다 아들이 낫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진 않아요. 제가 시샘이 많거든요.”(박준규)
“은근히 귀여운(?) 동생”이라며 박준규를 거들던 조형기가 문득 생각난 듯 뜻밖에 부러움을 털어놓았다. 아버지를 어려워하는 자신의 아들들에 비해 박준규는 유난히 아이들과 친한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준규는 아들하고 친구처럼 지내요. 농담도 하고 심지어 먹을 것을 두고 싸우기도 하고… 그게 저는 제일 부러워요. 저는 그저 아들하고 목욕탕이나 같이 가는 정도지 뭘 표현하려고 해도 오히려 아들이 어색해하거든요.”(조형기)
“저는 정말 아들들이 나중에 컸다고 배신하면 화낼 거예요. 작은아들한테는 고등학생이 돼서도 아빠 엄마랑 영화 보러 가야 한다고 각서까지 쓰게 했어요(웃음).”(박준규)

방송은 천직,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 같은 경우, 점차 드라마나 영화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나이가 들면서 배역도 한정되고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노후를 위해 뭔가 다른 사업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친구들을 보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사실 엄두가 안 나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죠. 오히려 젊은 친구들은 다른 사업을 해도 약게 잘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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