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오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생활방역은 코로나19 이전 삶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히,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태 진정을 기다리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조금씩 연장해 오던 정부가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쪽으로 방침을 선회하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내비쳤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외 전문가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가까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날(12일)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고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코로나19의 유행은 단기간에 종식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종 바이러스의 특성이 모두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도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까지 비말(침방울)이나 손을 통한 전염이 가장 유력한 감염 원인으로 꼽히지만,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나 최근 보고되는 '완치 후 재감염'의 원인 등은 불분명하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30명을 밑돌고 있다고는 해도, 모든 국민이 전과 같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중대본은 5가지 '생활방역 핵심수칙'을 제시하는 한편, 오는 26일까지 대국민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중대본이 제시한 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두 팔 정도의 충분한 간격을 둘 것 △한 주에 한 번은 소독을 하고 아침·저녁으로 환기할 것 △30초간 손을 씻고 기침은 팔꿈치에 대고 할 것 △사회 구성원을 배려하며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노력할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각 항목마다 제시된 세부 수칙은 4~5가지에 이른다. 공통점은 일상적으로 이뤄지던 대면·신체 접촉을 최대한 삼가는 대신 신체와 주변 기물, 공공장소 등의 소독과 세척 횟수를 늘려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최대한 차단하자는 것이다. 기업·사업주 등이 유증상자의 휴식을 최대한 돕도록 한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노동과 산업,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에서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제도 개선 논의도 잇따를 전망이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해 "생활방역 실천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실천도 뒤따라야 한다"며 "여러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일정 기간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을 밑돌고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사례의 비중이 5% 미만으로 떨어질 때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현재와 같은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