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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도 '메타버스' 기술 도입 … 가상세계에서 착용 후 모습 보여줘
패션업계도 '메타버스' 기술 도입 … 가상세계에서 착용 후 모습 보여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5.31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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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MLB 콜라보레이션 (제페토 인스타그램)
제페토·MLB 콜라보레이션 (제페토 인스타그램)

 

패션업계가 AR(증강현실)이나 VR(가상현실)에 이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까지 속속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급감하자 '온라인'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마치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착용 후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기존의 가상현실(VR) 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이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의 진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 브랜드 구찌·크리스찬 루부탱·나이키·MLB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디지털 그래픽으로 만든 자사 제품을 선보였다.

제페토는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다. 3차원(3D)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의 세계에서 다른 사용자와 만나거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사용자 수는 2억명을 넘었으며, 해외 이용자 비중은 90%, 10대 이용자 비중은 80%에 이른다.

제페토와 협업한 패션 브랜드들은 가상으로 만든 세상 '제페토월드' 속에 자체 매장을 제작하거나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사용자와 만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찌는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구찌 빌라'에서 제품을 직접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제작했다. 구찌 빌라에 방문하면 아바타를 통해 구찌 의상을 입어보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프랑스 명품 슈즈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은 지난해 파리 패션위크를 기념해 2021SS 컬렉션을 제페토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제페토월드에서는 가상공간 속 분신인 아바타를 꾸미지만, 현실에서 소비자가 직접 아바타가 될 수도 있다.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가 이달 선보인 증강현실 기술 기반 온라인몰에서 가능한 일이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이미지를 합성해 현실에 있는 상태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로이드가 선보인 실시간 착용 서비스는 실제 소비자의 얼굴과 목 위에 구매를 원하는 귀걸이나 목걸이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겹쳐 보여주기 때문에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시착이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상품은 시착부터 구매까지 온라인에서 바로 진행할 수 있다.

패션업계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임이나 행사를 줄이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에게 새로운 트렌드나 패션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매장은 패션·유통업계의 새로운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폴스미스'와 '맨온더분' 등 4개 패션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 구현한 3D '가상 매장'(버추얼 스토어)을 열었고, 지난 14일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온라인상에 VR 기술을 적용한 'VR 백화점'을 선보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매장'은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층 MZ세대 소비자에게 특히나 최적화한 플랫폼이라는 평가다. 앞선 명품 브랜드들의 시도와 같이 3차원 가상세계에서 제품 컬렉션을 선보이는 파격적인 행보는 미래 잠재 고객인 1020세대를 포섭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제페토월드에서는 3만원이 채 넘지 않는 돈으로 구찌 티셔츠와 가방을 구매해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꾸며볼 수 있다. 명품 매장이나 제품에 접근성이 낮은 젊은 층 소비자와 접점을 보다 쉽게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패션업계의 판매 전략은 더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뿐만아니라 기술 고도화 필요성을 직접 체감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정체했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변신을 촉진한 계기가 됐다"며 "가상현실로 둘러볼 수 있는 매장 등 서비스 양태가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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