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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속옷 브랜드 쌍방울, '연매출 1조원 눈앞→부도로 공중분해'
굴지의 속옷 브랜드 쌍방울, '연매출 1조원 눈앞→부도로 공중분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0.1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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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그룹의 수십 억 원 상당 달러 밀반출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추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2.10.17
쌍방울 그룹의 수십 억 원 상당 달러 밀반출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추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2.10.17

△섬유제품·기성복 제조업, 건설업·리조트운영, 부동산 임대공급업, 상업 인쇄업, 종합 소매업, 통신판매업, 경기장운영업 등 15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견기업 △총 매출 8122억원, 자산 1조4000억원 규모 달성 △국내 재벌그룹만 보유하는 프로야구단 운영

1997년 모 기업의 사업영역 및 규모다. 바로 '트라이' 상표로 명성을 떨쳤던 속옷 제조기업 쌍방울그룹이 지난해 매출 970억원 수준으로 25년 전인 1997년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과연 그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쌍방울그룹은 티이씨앤코로부터 2008년 4월30일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분할신설회사다. 섬유류(내의류 및 의류)의 제조 및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고 중국 길림에 길림트라이방직 유한공사 외 2개의 현지생산법인 및 중국 북경과 상해, 심양에 판매 법인을 두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1963년 6월7일 설립된 쌍녕섬유공업 주식회사를 모태로 하고 있다. 1977년 3월25일 쌍방울로 상호를 변경했고 메리야스 KS마크를 획득하는 등 내의업을 강화했다. 1974년 5억2000만원이던 쌍방울 매출액은 1977년 1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굴지의 '내의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쌍방울그룹은 1979년 이봉녕 창업주의 장남 이의철씨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큰 전환기를 맞게 된다. 이의철 전 사장은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이었다.

이 사장은 1980년 12월 계열 면방업체인 쌍녕방적을 흡수합병 했고 1982년에는 골프장인 팔봉컨트리클럽을 키우고 섬유 부문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1984년부터 쌍방울그룹의 사업 다각화 작업이 본격화 한다. 무역 부문을 쌍방울상사로 분할해 종합무역상사로 키우는 동시에 1985년 일본 다반과 합작해 '한국다반'을 출시하면서 패션업계에도 진출했다. 1988년 마이크로웨어컴퓨터를 인수한 후 전화기 생산업체인 동전산업도 사들였다.

그 결과 1993년 22개의 계열사가 총 매출 5000억원, 자산규모 1조4200억원을 달성했다.

쌍방울그룹은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쌍방울개발을 설립하고 전북 무주리조트단지 조성공사를 착수하는 등 리조트사업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쌍방울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감행, 건설회사와 기타 다른 업종의 계열사를 늘려가며 그룹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리조트사업부문의 과다투자가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사달이 났다. 쌍방울개발은 1990년 12월 개장한 무주리조트에 이어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를 위한 경기장 및 부대시설 조성에 무리한 금액을 쏟아부었다.

쌍방울그룹은 1997년 10월 외환외기 당시 만기가 도래한 8700억원 규모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부도를 맞았다. 쌍방울그룹은 이때 자구책의 일환으로 야구단 매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1998년 쌍방울그룹에 대한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지고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계열사들은 공중 분해됐다. 모기업 쌍방울은 2002년 11월 에드에셋(현 SBW홀딩스)에 팔렸다.

현재 쌍방울은 '내의류를 주력으로 한 도소매업', '국내의재단 수주 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제조업 등을 전개하는 중소기업'으로 언데웨어와 마스크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쌍방울은 최근 '대북지원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2019년 달러로 수십억원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다. 검찰은 이 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현재 태국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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