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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이들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동행]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이들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12.1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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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오늘(10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86화에서는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편이 방송된다.

√ 아빠에게 와줘서 고마워, 서우야

생후 2개월 무렵,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희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을 진단받은 27개월 서우. 또래들은 한창 걸어 다니며 재잘재잘 말을 할 시기지만, 서우는 아직 말을 하거나 걷는 게 되지 않는다. 그나마 몇 개월 전, 효과가 입증된 고가의 치료약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치료제를 맞게 된 서우.

이제는 상태가 호전되길 바라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꾸준한 재활치료가 중요한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작년 겨울 아내와 이혼 후 홀로 서우를 돌보고 있는 아빠 은상 씨(33). 서우를 간병하면서 다니던 정육점까지 그만두고, 그동안의 일상을 전부 내려놓아야 했다. 서우 스스로 침을 삼키지 못해 수시로 석션을 해줘야 하는 데다, 많이 울 경우 과호흡이 올 수 있어 계속 곁을 지켜야만 하는 것.

80만 원의 정부 보조금으로 월세와 생활비, 치료비까지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 한 번씩 어머니의 도움으로 아르바이트를 나서고,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며 서우와의 미래를 준비하는 아빠 은상 씨. 막막함 속에 어렵게 만난 희망처럼 곧 밝은 날이 오겠지. 묵묵히 서우의 곁을 지킨다.
 

[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멈추고 싶은 아들의 시간

매일 까치발을 들고 다니는 10살 수현이. 다리 근육이 점점 짧아져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기 때문이다. 수현이의 병명은 ‘듀센 근이영양증’.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약해져 보행 기능을 상실하고, 호흡기 근육이 약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희귀질환이다. 보통은 13살 이전에 보행기능을 잃게 된다고 알려진 ‘듀센 근이영양증’. 자라는 수현이를 볼수록 엄마는 흐르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리하게 걸으면 안 되다 보니 수현이를 업고 다니는 게 일상이 된 엄마. 그나마 수현이의 경우 평균보다 악화 속도가 늦어 재활치료를 열심히 받으면 지금보다 진행을 더 늦출 수 있을 거라는데. 지금 형편으로는 보험 적용 치료 외에 다른 치료를 늘리는 건 힘든 상황. 틈나는 대로 종이봉투를 접는 부업을 하고 있지만, 겨우 한 달 차비를 버는 정도다.

아픈 수현이도 걱정이지만, 엄마 영란 씨는 둘째 예진이(7)도 걱정이다. 아픈 오빠 먼저 챙기게 되는 순간이 서운할 때도 많을 텐데 내색하지 않는 예진이. 늘 오빠에게 양보하고, 엄마를 도와줄 때면 미안할 따름이다. 매일 ‘괜찮다, 잘될 거다’ 주문을 외운다는 엄마. 지금처럼만이라도 오래 지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너의 웃음이 고마워

환한 미소가 예쁜 열세 살 석현이. 보는 사람마저 웃게 만드는 석현이의 미소는 엄마 묘숙 씨의 비타민이다. 생후 6개월 무렵 뇌성마비 판정을 받게 된 석현이. 스스로 목을 가누고, 말을 하진 못하지만 엄마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 석현이가 말을 알아듣고, 함께 감정을 느끼며 반응하기 때문. 그렇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복지관과 병원을 오가며 재활치료에 매달린 세월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언젠가 목이라도 가눌 수 있기를, 스스로 밥이라도 먹게 될 수 있기를. 이제 석현이의 시간을 천천히 기다려주는 게 엄마의 몫이다. 석현이가 배 속에 있을 무렵,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남편. 의지할 곳 하나 없이 힘들었던 세월을 엄마는 오직 아이만 보고 버텨왔다.

가스 충전소에, 요양보호사, 식당일 등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써 온 엄마. 지금도 재활치료가 끝난 석현이가 학교에 간 사이, 짧은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파출 일을 나서고 있는데. 몸이 두 개라도 고단한 날들이지만, 석현이의 치료비를 마련하려면 허투루 보낼 시간이 없다. 지금도 회당 5만 원의 치료비가 부담인데, 내년이면 또 오를 거라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 엄마. 그럼에도 석현이가 보여주는 환한 웃음 한 번에 엄마는 또다시 힘을 내본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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