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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금리 한 달 새 0.26%p 하락 ... 기준금리 인상 등 불안요인은 남아
저축銀 금리 한 달 새 0.26%p 하락 ... 기준금리 인상 등 불안요인은 남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1.10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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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부도 사태로 경색됐던 2금융권 자금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한때 연 6%를 상회했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5%대로 내려왔고, 카드·캐피탈 업계의 자금 조달 비용인 여신전문금융채 역시 고점 대비 0.7%포인트(p)가량 떨어졌다.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를 비롯해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가 일부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한국은행은 올해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정도에 따라 금융권 조달 금리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5.27%로 지난 11월말 연 5.53% 대비 0.26%p 하락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1월 연 2.37%에서 꾸준히 상승해 9월 3.59%까지 올랐다. 이후 레고랜드 발 자금시장 경색 사태를 겪으며 5% 중반까지 치솟았다. 은행권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기업 자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신금리를 빠르게 올리자 저축은행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덩달아 수신금리를 올린 탓이다.

개별 예금 상품으로 봐도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 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이 연 6.1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했는데, 지난 9일 기준으로는 연 5.70%의 대백저축은행 정기예금이 가장 높았다.

카드·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 역시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7일 연 6.088%였던 여전채 금리는 이달 6일 연 5.307%까지 하락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월3일 연 2.420%에서 시작해 꾸준히 올랐고, 레고랜드 사태 동안 급등했다.

2금융권 자금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든 건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을 비롯해 관계부처는 지난해 10월말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50조원+α'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코로나19 유동성 위기 당시 활용됐던 채권시장안정펀드도 다시 등판시켰다. 은행권도 시장 안정 차원에서 여전채 등을 매입했다.

은행엔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은행권이 정기예금을 통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자, 저축은행이 유동성 확보에 애로를 겪는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지난 연말부터 그간 막아뒀던 은행채 발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이 밖에 정부의 주택 규제 완화 조치로 PF ABCP 발행 시장도 점차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실수요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 기업어음(PF-ABCP) 매입 프로그램 및 건설사 유동성 지원 등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 노력이 자금 시장 안정에 상당 부분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은행채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은행권 금리 경쟁이 완화됐고, 연쇄적으로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도 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 측면에서 봐도 채권 투자 수요가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은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라 조달 금리는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로선 0.25%p 인상이 유력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올해 최종 기준금리를 5% 또는 그 이상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들도 그에 맞춰 수신금리를 올린다. 더구나 은행권은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에 따라 지난해 11월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은 상태라 올해 금리인상 압박이 더 커진 상태다.

여전채 금리 역시 시장금리에 연동된 만큼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등 기타금융채도 약 34조5000억원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은행권 수신금리에 따라 언제든 다시 경색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올해 여전채 만기 물량도 상당해 아직은 불안 요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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