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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뒤바뀐 전세시장 ... 임차인 우위로 재계약
갑을 뒤바뀐 전세시장 ... 임차인 우위로 재계약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1.3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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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먼저 보증금을 낮춰주겠다고 연락했습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상환 부담으로 보증금을 낮추려고 했던 상황인데 잠시 고민하는척하다 수용했습니다.”(30대 세입자 김모씨)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전세시장이 약화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입장이 뒤바뀐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과거 계약 갱신 과정에서 임대인 우위로 전세금 등을 올린 것과 달리 집주인이 임차인의 월세를 줄이거나 보증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주인이 차선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9945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전월세신고제 상 갱신거래는 303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 갱신거래의 경우 월세 또는 보증금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보증금 5억5000만원이었던 서울 용산구 보광동 ‘카사빌라 전용면적 125.72㎡(12층)’는 지난 3일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갱신됐다. 또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 101.46㎡(15층)’는 지난 11일 종전보다 보증금을 4억원 낮춘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월세를 낮춘 경우도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76.5㎡(12층)’의 경우 기존 보증금 3억4000만원·월세 95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으나 지난 14일 갱신 계약 시 월세를 없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전용 53.98㎡(5층)’는 최근 갱신 계약 시 월세를 앞선 계약대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집주인·세입자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세입자의 선택 폭이 더 크다”며 “임차인이 월세 할인 등을 요구하면 집주인들이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1.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강북 14개구는 –0.88%가, 강남 11개구는 –1.13%가 각각 하락했다.

강북의 경우 지역별로 성북구(-1.24%)는 정릉‧길음동 주요 대단지 위주로, 용산구(-1.12%)는 이촌동 구축 위주로, 도봉구(-1.03%)는 쌍문‧도봉‧창동 주요단지 위주로, 성동구(-0.99%)는 왕십리‧행당동 대단지와 성수동1가‧옥수동 주요단지 위주로, 중랑구(-0.94%)는 묵‧신내‧면목동 위주로 각각 떨어졌다.

강남은 지역별로 양천구(-1.53%)가 목‧신정동 주요단지 위주로, 강서구(-1.36%)가 염창‧등촌동 구축 위주로, 강동구(-1.32%)가 고덕‧명일‧암사동 위주로, 구로구(-1.31%)가 구로‧신도림‧개봉동 대단지 위주로, 서초구(-1.25%)가 서초‧방배‧우면동 구축 위주로 각각 하락했다.

전세 시장에서 임차인 우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수요 등 이주 문의가 일부 존재하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전세의 하락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셋값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 높아 임차인 우위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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