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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9월 14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9.1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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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News1 DB
사진 - News1 DB

매년 9월 14일은 아토피피부염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질병부담을 알리기 위해 '국제 피부과 단체 연합'(GlobalSkin)과 '유럽 알레르기 및 기도질환 환자협회'가 함께 제정한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8년 92만487명에서 2022년 97만1116명으로 5년새 5만629명(5.5%) 늘어났다.

다만 환자 증가와 별개로 질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아토피피부염을 습진과 비슷한 단순 피부질환, 어릴 때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나아지는 질환 정도로 여기고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치료보다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사례도 줄지 않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은 유전 요인, 환경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인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피부 깊은 곳 기저 염증이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자가면역 질환의 특성상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고 중증도도 환자마다 다르다.

유소아기에 많이 발생해 시간이 지나며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청소년기나 성인기 처음 발병하는 환자도 있고 소아청소년 환자 중 10~30% 가량은 성인이 돼도 아토피피부염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아이들에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라고 여겨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주 증상은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이다. 가려움증이 심한 습진 병변이 피부에 생기면 그 부위를 긁거나 문지르게 되고 그 결과 피부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특히 많은 환자들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것은 심한 가려움증이다.

가려움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고, 잠을 푹 자지 못해 수면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 장애는 성인은 물론 소아청소년에게는 정상적인 학업 방해와 성장 발달의 지연까지 초래할 수 있다.

피부 병변 역시 외모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하고 대외활동에 제약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이 점점 심해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 전에, 발병 초기부터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아토피피부염은 증상을 완화해주는 치료제 외에 근본적인 원인을 잡아주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미 증상이 진행돼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조절제 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중등증 이상의 환자는 더욱 그랬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전신 치료 방법으로 먹는 면역조절제, 광선 요법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약효를 본 환자는 드물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생물학적제제,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등의 표적치료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표적 치료제는 아토피피부염의 염증을 일으키는 특정 염증물질(사이토카인)을 겨냥해 표적으로 억제해 증상을 개선해주는 약이다. 전신의 면역 반응이 아니라 아토피피부염의 징후 및 증상과 관련성이 높은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생물학적제제는 아토피피부염과 가장 관련성 높은 2개의 사이토카인(인터루킨(IL)-4, 인터루킨-13)을 억제한다면 JAK 억제제는 관련성 높은 사이토카인들의 신호 전달 경로인 JAK 경로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생물학적제제가 주사제인데 반해 JAK 억제제는 먹는 약이라는 점 또한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표적 치료제들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장기적인 효과(내약성),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용현 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주사제에 이어 먹는 JAK 억제제 까지 도입되면서 치료의 선택지가 늘어났다. 주사를 두려워하거나 병원을 자주 찾기가 어려운 환자에게는 JAK 억제제가 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증상이 가려움증인데, 가려움증이 심해서 피부를 긁다보면 피부 증상도 악화되고 일상생활 자체를 어렵게 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JAK 억제제는 투약 1~2일 내로 가려움증을 빠르게 개선해준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JAK 억제제 중 하나인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의 경우, 최근 일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3년간 피부 병변 및 가려움증 개선 효과를 유지하고 단기 연구에서 나타난 것과 유사한 안전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모두 성인 및 청소년(12세 이상)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를 서로 번갈아 투여할 때는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지 않아, 환자의 치료를 위해 앞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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