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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장애 딛고 세계수영대회서 금메달 목에 건 진호와 엄마의 희망일기
자폐 장애 딛고 세계수영대회서 금메달 목에 건 진호와 엄마의 희망일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5.10.1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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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스무 살을 앞둔 진호는 자폐아다. 하지만 그와 눈을 맞추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수영대회서 메달을 딸 수 있었던 데는 그림자처럼 함께하는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글 _ 장진원 기자
사진 _ 류건욱 기자

지난달 8일, 체코의 리베레츠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시상대 위에 태극기가 걸렸다. 애국가가 울리는 가운데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선 선수는 가슴에 손을 얹었고,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는 눈시울을 훔쳤다. 이날 배영 200m 종목에 출전한 김진호(19) 군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경쟁자들을 제치고 2분24초4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전 세계기록은 2분28초05. 무려 3초 이상이나 앞당긴 세계신기록이었다. 진호는 앞서 첫날 열린 배영 100m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10일에는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따 금·은·동메달을 모두 따며 대회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진호는 자폐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자폐아다.

세계신기록 세우며 금·은·동을 휩쓸다
경기도 평촌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아버지 김기복(46) 씨와 어머니 유현경(45) 씨에게 아이의 자폐 진단이 알려진 것은 세 돌 반이 지날 무렵이었다.
“돌이 지나면서부터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아이가 지나치게 순하고 CF를 보거나 클래식 음악만 들리면 거기에 빠져서 불러도 모르는 거예요. 요리책을 볼 땐 거의 부동자세였죠. 정상적인 눈맞춤도 못하고 옹알이도 없었어요. 신체 발육상태는 정상인데 말이죠.”
아내의 걱정이 심해지는 것을 본 남편이 “정 그렇게 불안하면 병원에 데려가 보라”는 말에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를 찾았지만, 검사를 받는 데만 6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이미 그때 엄마는 진호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확신했다.
“처음엔 천재가 아닐까 하는 우스운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다 자폐 판정을 받았죠. 지금이야 많이 알려졌지만 그때만 해도 자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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