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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어긋나는 아픔 이기고 6,000m 히말라야 정복한 고미영
척추 어긋나는 아픔 이기고 6,000m 히말라야 정복한 고미영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5.11.1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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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8,611m)와 브로드피크(8,047m)가 버티고 있는 히말라야 고봉 사이에 송곳처럼 솟아 있는 드리피카. 6,000m급에 불과하지만 서 있기조차 힘든 지형 탓에 산악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 첨탑에 한국 초등 기록을 세운 이는 올해 39세의 한국 여성이었다.
정리 _ 장진원 기자 사진 _ 류건욱 기자·고미영

“이번 전국체전에선 은메달 두 개에 그쳤어요. 작년엔 금메달 두 개였는데….” 아쉬움이 짙게 배어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포츠클라이밍 분야에서 세계적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고미영(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이다. 1년 사이에 금메달의 주인이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대회를 대비해 훈련할 수 있었던 기간이 열흘도 채 안 됐음을 감안한다면 은메달을 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더욱이 훈련 전에는 척추가 어긋나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 그것도 여성의 몸으로 스포츠클라이밍과 아이스클라이밍에서 세계 톱클래스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지방질 하나 없이 단단한 근육만으로 이뤄진 몸에서는 강인한 인상이 풍겨 나온다. 그녀가 처음 산을 좋아하게 된 것은 20대 초반 공무원 생활을 하다 우연히 산으로 야유회를 다녀온 이후부터. 자신도 모르게 산의 매력에 빠진 그녀는 지도를 사서 배낭과 텐트를 짊어지고 전국의 산을 혼자 돌아다녔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보낸 그녀가 클라이밍의 세계에 눈을 뜬 것은 스물다섯 살 무렵 도봉산에서 암벽을 타는 사람들을 보고 나서다.
“너무 멋있고 재미있어 보였어요. 본격적으로 클라이밍을 배우기 위해 코오롱등산학교에 입교했죠. 등산학교를 수료한 후 1년 동안 실내암장을 찾아다니면서 연습했는데, 160㎝에 74㎏ 나가던 몸이 1년 만에 54㎏으로 빠졌죠.”
스포츠클라이밍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그녀는 국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3년 후 아시아대회 우승, 10년 동안 세계대회에서 6번 우승, 4번 준우승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서른두 살 되던 해, 드디어 12년 동안 몸담았던 공무원 생활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이미 찾았고, 앞으로 걸어갈 길에도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스포츠클라이밍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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