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나 찾아온 암 앞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은 서울대 명예교수 고창순(74) 박사. |
글 _ 오선영 기자 |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런 건 벌써 옛날에 다 졸업했지. 암 유전자는 누구나 가지고 있어요. 요즘엔 워낙 이것저것 하라는 게 많잖아. 그 중에서 한 가지라도 성실하게 되풀이해 지키면서 체력을 유지해야 암 유전자를 이길 수 있어요. 그 의지력에 따라 성패가 갈려요.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 속에서 작은 습관 하나라도 지키는 거죠.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는 시조도 있잖아.”
20대부터 60대까지 세 번에 걸친 ‘암과의 전쟁’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고창순 박사. 26세 일본 유학 시절에 대장암에 걸려 병상에 누워 공부하며 의사 국가고시를 치렀고, 서울대 병원 부원장 시절인 51세 때엔 십이지장암, 65세 정년퇴임을 하면서는 간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여러 번 암 선고를 받고서도 그는 결코 쓰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기적의 사나이’. 꼭 죽을 것만 같던 사람이 매번 살아난 것도 신기하거니와, 수술로 몸속 장기를 대폭 절제하고도 누구보다 활기차게 사는 모습이 경이롭다는 것이다.
그의 오장육부 중 뱃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장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우선 보통 사람이라면 150㎝에 이르러야 할 대장이 거의 없어졌고 횡행 결장과 하행 결장까지 절제해야 했다. 1982년 십이지장암 수술 때는 십이지장과 위 절반, 담낭과 췌장 두부까지 잘라냈고, 1997년 간암 수술 때는 간 일부와 왼쪽 부신을 절제했으니 손을 대지 않은 장기가 별로 없다.
하지만 암 때문에 삶의 템포가 느려진 적은 없었다. 언제 머리를 내밀지 모르는 암과 여전히 기 싸움 중이라고. 20대에 암에 걸려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박감을 느꼈기 때문에 삶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단다. 그의 특이한 병력이 알려지면서 암 선고를 받고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그를 많이 찾아온다. 그 중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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