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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글쓰기 비법 공개한 이외수
30년 글쓰기 비법 공개한 이외수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4.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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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사한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로 그를 만나러 먼 길 떠나던 날은 눈까지 내렸다. 매서운 바람을 뚫고 점점 세상과 멀어지는가 싶을 때 비로소 눈처럼 하얀 옷을 입은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산신령 같았다.

글 ·사진 _ 윤혜진 기자


빙빙 주위를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나무와 흙과 기이한 모양의 건물 몇 채. 미로처럼 이어져있는 것으로 보아 건물이 한 채인 것도 같은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에 그는 새로운 터를 잡았다. 그리고 감성마을이라 이름 붙였다. 하늘과 산이 임기제 대통령이고 고라니와 멧돼지가 장관인 곳. 5월이면 50여 명 정도 모아놓고 가르칠 수 있는 교육관과 그의 시비가 세워진 공원, 꽃길 등이 들어선다. 이른바 ‘이외수 문학 단지’ 정도 되겠다.
“내가 이리로 옮긴다니까 춘천사람들이 많이 서운해했지.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그런데 거기는 글을 쓸 만한 곳이 못 됐어. 지내는 내내 공사 소리가 들렸지. 글쟁이에게서 글이 나오질 않는데, 사는 곳을 옮길 수밖에 없지 않겠어?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는데 때마침 화천군수가 이곳을 마련해줬어. 문학 단지로 꾸미고 싶다고 제안하더라고. 하마터면 갈 곳 없이 떠돌 뻔하다가 잘됐다 싶어 얼른 들어왔지. 살면서 언제 또 이런 행정적 관심을 받아보겠어. 허허허. ”
말을 마치고 차를 한 모금 들이킨 그는 차가 벌써 식었다며 문하생에게 제 맛 우려내는 법을 일러주었다. 가만히 옆에서 들어보니 차를 달여내는 일에도 자연의 순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오늘은 눈이 와 다른 날보다 방안이 추우니 물의 온도를 좀더 높여야 본디 맛이 난다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문하생의 얼굴에 깨달음의 빛이 스친다.
그러고 보니 그녀말고도 이곳에 상주하는 문하생이 여럿 있는 듯했다. 하긴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는 인기 소설가에게 문하생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 그런데 그는 좀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늘 붐비는 것은 물론이고, 매년 여름이면 20명 정도 모아놓고 글 잘 쓰는 비결을 일러주는 문학 캠프를 연단다. 한 달 전기료만 1백만원이 나온 적도 있다 하니 웬만한 열성 아니고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올여름부터는 화천군의 지원을 받아 정원을 50명으로 늘린다고 하니 문하생에서 동료 문인으로 올라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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