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9:30 (금)
 실시간뉴스
첫 월급부터 시작하는 여성의 은퇴 준비
첫 월급부터 시작하는 여성의 은퇴 준비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4.04 2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유정미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 박사

첫 월급을 받는다니 얼마나 떨리는 일인가. 독자 중에는 첫 월급의 기억을 아련히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그 순간이 목전에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첫 월급을 받으면 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모님 선물을 빼놓을 수 없고 친구들한테 밥 사는 것도 부담보다는 기쁨이 더 크다. 덧붙여, 첫 월급 위시 리스트에 은퇴 저축 가입을 넣는 것은 어떨까. 이제 막 취업했는데 은퇴라니 너무 앞서가는 것 같지만 몇 가지 고용 통계를 꺼내 보면 시기상조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대다수 여성들은 20대 중후반에 첫 직장에 진입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25~29세 여성의 취업률은 68%에 달한다. 하지만 20대 여성 취업자의 최소 20% 이상은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30대에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이 있다. 그중 일부는 육아기가 끝난 후 재취업을 하지만, 이전에 비해 임금수준이나 계약조건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즉, 20대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노후를 계획하기에 소득수준이 가장 안정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배우자의 직장이 탄탄하더라도 앞날을 장담하기에는 기대 수명이 길어졌다. 여성의 평균 수명은 2014년 84.8세에서 2040년에는 88.8세, 2060년에는 90.3세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20대, 이르지 않은 은퇴 준비

20대는 결혼비용이나 주택자금 같은 목돈 지출이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3~5년의 단기 목돈 마련 금융상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라이프이벤트를 준비하느라 장기계획을 놓쳐서는 안 된다. 생애주기 전체에서 20대는 소득 대비 저축액이 높은 시기이다. 실제로 20대 싱글 여성의 저축력은 소득이 두 배 많은 기혼 가구와 비슷하다. 연소득이 2천만~3천만원인 20대 싱글 여성과 4천만~6천만원인 기혼가구 모두 월평균 약 80만원을 저축한다.(삼성생명 은퇴연구소 2013년 조사) 20대 은퇴저축은 월 납입금을 적정하게 설정해서 장기간 유지하도록 설계하는 편이 좋다.
25세에 월 10만원씩 납입하기 시작해서 20년간 불입했다고 가정하자. 월 10만원을 줄인다고 결혼자금이나 주택자금 마련에 큰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0만원을 20년씩 저축하면 그 돈이 나중에는 요긴할 수 있다. 연금보험이라면 20년 납입 후 10년 거치해서 55세에 수령한다고 가정해 보자. 총 납입액은 2천400만원이지만 이율을 약 4%로 가정하면 55세 수령 시에는 연 200만원 정도를 종신으로 받거나, 10년에서 30년까지 기간을 정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10년만 받는다면 1년에 약 560만원 수령이 예상된다.(삼성생명 인터넷보험 라운지 연금설계 참조) 50대 중반은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기) 위험이 높은 시기이다.
2012년 서울시 복지재단 조사에서 55세 고령자의 평균 은퇴 나이는 52.6세였다. 50대 초중반에 은퇴하면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65세까지 약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소득 크레바스가 닥친다면 첫 연금을 55세에 10년 확정형으로 개시하여 소득 부족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안정 상태라면 첫 연금은 중년 끝에 선 나에게 선물일 수 있다. 자녀 대학 문제도 어느 정도 정리되었을 것이므로 일시금으로 받아서 세계 여행을 가볼 수도 있다. 10년 확정형으로 받는다면 경제적 안정기이자 자녀교육에서도 해방된 황금 중년기 10년 동안 자신을 위한 특별한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

30대, 본격적인 은퇴 설계

30대는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라이프스테이지 변동기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여성은 평균 29.4세에 결혼해서 30.5세에 첫 아이를 출산한다. 기혼이라면 배우자와 함께 세우는 은퇴계획이 필수이다. 자녀 출산 및 교육, 주택 마련, 은퇴시기 등 재정과 관련한 현재 및 미래 상황을 진단하고 노후에 필요한 소득을 어떻게 확보할지 계획해 보자. 국민연금공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종합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오프라인 은퇴설계교육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필요하다면 두 번째 은퇴 저축을 시작하자. 두 번째 은퇴 저축은 사망 전까지 안정적 소득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므로 종신으로 수령할 수 있는 상품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5년 정도 길고 아내의 나이가 남편보다 3세 정도 적은 점을 고려하면 아내가 10년 가까이 홀로 지낼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개인연금을 추가 가입한다면 명의는 아내 쪽으로 하는 편이 유리하다. 은퇴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는 ‘지금 당장’이다. 적정 저축액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소득 발생과 함께 은퇴저축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은퇴 준비와 관련해서 진부하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