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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소통 연구가 , 빅팜컴퍼니 안은금주 대표
식생활 소통 연구가 , 빅팜컴퍼니 안은금주 대표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5.2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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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산촌에서 땀과 정성을 들여 값진 결실을 얻어내는 농민들의 숨어 있던 이야기가 하나둘 우리에게 전해진다. 청정한 방식과 최상의 재료들로 우리의 생명을 건강하게 이어나가도록 말없이 돕는 농가의 진심을 미리 알아본 안은금주 대표는 농민들의 시간과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이 올바른 식생활의 출발이라고 말한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최별 기자

국내 1호 ‘식생활 소통 연구가’ 안은금주 대표는 10년차 TV 리포터 출신이다. 산지를 다니며 식재료를 채집하고 농사짓는 모습을 취재해 시청자들에게 전하던 것을 시작으로, 소비자와 유통사에 농가의 깨끗하고 애정 어린 손길과 역사가 있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주고 있다.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중간 유통자들도 친환경 농사에 관해 경청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안 대표는 말한다. 농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가 담긴 ‘농사 이야기’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면 소비자의 식문화 패턴까지도 친환경적으로 달라진다는 것.
안은금주 대표는 “평생 먹어야 하는 음식에 관해 느긋하게 탐구하면서 그 본질과 소통하면 우리는 건강한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식재료와 식생활의 근본을 알아가려는 노력만이 농가와 유통사, 소비자가 모두 상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아주 화려한 딸기 케이크와 평범한 딸기 케이크를 비교한다고 할 때 대부분의 반응은 어떨까요?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자극적인 맛과 향에 끌리는 쪽이 훨씬 많겠죠. 하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화려한 딸기 케이크는 혀를 자극하는 단맛과 색소로 이뤄져 있을 겁니다. 이에 비해 평범해 보이는 케이크는 ‘딸기의 본질’을 품고 있죠.”
한 친환경 농가의 딸기 키우는 농민은 딸기 과육의 아삭함을 위해 고성에서 가져온 싱싱한 청어 한 트럭을 1년 이상 황설탕에 발효시킨 액체 비료를 쓴다. 또한 그 당도를 높이기 위해 친환경 키위 한 박스를 진공 상태에 태운 키위 엑기스를 모아 희석한 뒤 뿌려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딸기를 우리는 여느 딸기들과 구분할 수 있을까.
딸기 한 알에 이처럼 애를 쓰는 사람들의 말을 대신하고자, 또한 그 맛을 널리 알리고 소비자들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 대표는 농민들의 곁에 서게 됐다.

“신선한 지역의 신선한 재료, 원시 본연의 맛을 어떤 화려한 요리와 비교할 수 있을까요.”
농민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듣다 보면 마음속에서 무엇인지 모를 안타까움, 사명감 같은 것들이 솟구친다는 안은금주 대표는 농부의 정성 어린 손길이 타인의 생명을 이어주는 의사와 같다고 표현했다. 누군가의 배고픔과 안위를 걱정하며 만들어진 농작물과 그 과정에서의 수고로움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안 대표의 얼굴에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 같은 것이 묻어났다.
“10분가량 잠깐 전달할 것이 아니라 이 분들이 지나온 평생의 농사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없을 뿐더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체계적인 농법이나 선택 기준을 매뉴얼화할 만한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최고의 수확을 위해 애써온 평생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10년간의 TV 리포터 경력은 농민들의 이야기에 늘 눈과 마음, 귀를 열게 했다. 본격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고민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농식품부 관계자 혹은 농업정책 전문가들이 해야 마땅한 중요한 일을 비주류의 입장에 섣불리 나서서 시작해도 될지 망설였던 것.
확신이 든 것은 10년간 쌓인 데이터 덕분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 식생활과 친환경 농가에 대한 연구가 있어 왔지만, 사계절 식재료의 각기 다른 과정과 그 특성, 맛에 대한 체계적 결과를 가지고 특별한 콘텐츠를 생성한 전례는 드물었다.
안 대표는 사계절 내내 식재료가 나는 곳을 직접 찾았고, 같은 작물이 지역별로 어떻게 맛의 차이점을 가지는지, 어떤 재배 과정을 거치는지 등에 대해서 세세하게 익혀 나갔다. 농부들의 오른손을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손’과도 같다고 추켜세우며 안 대표는 기꺼이 그들의 대변인을 자처한 배경을 설명했다.

유일무이한 식생활 소통 연구가

스스로 이름붙인 ‘식생활 소통 연구가’라는 타이틀이 정착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소통’이 힘든 순간에는 마음을 더 단단히 해야 했다. 소통의 가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다지고 이 힘든 과업을 반드시 스스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결의로 맞섰다. 소통의 구조와 방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끝에 안은금주 대표는 미식 체험 여행 ‘컬리너리 투어’를 추진했다.
“직접 체득하지 않은 채 입맛을 강요받게 되면 소통은 끊어집니다. 직접 가서 직접 보고 먹는 산지 여행, 컬리너리 투어는 ‘종 다양성 인정과 친환경 식생활을 위해 인위적인 모든 것을 본래의 위치로 되돌리고 그 본질의 맛을 나눠 먹자’는 목적을 가진다.
안 대표는 2011년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의 최지아 대표, 경희대 김태희 교수 등과 함께 전 세계 22개 지부를 가지고 있는 컬리너리 투어리즘 협회의 한국 지부를 창단했다. 앞으로 음식문화 관광사업은 크게 발전할 전망이고 제대로 된 음식문화 관광은 농촌이 그 기반이 돼야만 한다.
관광지에서 소비되는 음식의 비율은 30%가량이다. 소비자 소득이 높아질수록 이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현대인들의 미식이 아주 저렴한 것에서부터 값비싼 것까지 동시에 소비하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농촌이 주도하는 친환경 식생활은 서둘러 홍보 및 유통 판로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이다.
농가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여 농가 소득의 안정화를 꾀하고 농사가 꾸준히 이뤄지도록 정책적인 지원 역시 뒤따라야 한다. 친환경 농업을 소비자가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체험을 곁들인 2차, 3차 마케팅을 이행하거나 교육 및 관광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6차 산업까지 확장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컬리너리 투어리즘은 ‘친환경 농가가 농사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돕고 소득 역시 안정적으로 보장받도록’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농장과 먹을거리, 농민이 모두 모인 곳 ‘빅팜컴퍼니’

컬리너리 투어의 모체는 농장으로의 여행이다. 안은금주 대표는 미식 여행의 개념을 아는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구성해 미식 여행을 떠났다. 1년여간 숙제처럼 컬리너리 투어를 운영하고 블로그를 통해 기록해 오던 안 대표에게 우리은행 측이 40~50대 간부들의 여행을 기획해 달라는 제안을 하게 돼 기업 단체 컬리너리 투어를 진행하게 되고, 이를 시초로 기획과 강의, 컨설팅, 제품 판로와 유통 안내까지 수많은 요청이 들어왔다.
빅팜컴퍼니는 이처럼 ‘식생활 소통 콘텐츠 기획사’로 시작해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빅팜컴퍼니의 아이덴티티는 ‘농촌’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해 그 목적을 더욱 확실히 했죠. 농촌의 식자원 발굴과 유통을 비롯해 식(食)과 관련한 모든 것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농촌과의 소통에 있어서 안 대표는 원산지에서의 ‘본질적 소비’를 강조한다. 이를테면 담양의 떡갈비를 맛보기 위해서라면 담양으로 직접 가는 경로만이 유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드 바이 담양’인 동시에, ‘온리 인 담양’이 성립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서비스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 관광객들을 대하는 농가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어야만 유통의 기회를 꾸준히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농민들을 위한 서비스 교육에 힘쓰는 한편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온 역사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이 성과를 낼 수 있게 ‘기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농촌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팬층 형성’을 위해 4년 전부터 이 같은 중간 역할자들을 배출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안 대표는 2011년 개설한 푸드 큐레이터 과정을 통해 꾸준히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고, 서울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팜메이트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0명의 제자들이 함께하는 팜메이트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대학교의 학생들 중 농촌 체험을 원하는 이들이 안은금주 대표를 따라 농촌으로 떠나 재능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왜 붉은 얼굴인가요, 토마토 양”

친환경 식생활을 시작하려면, 내가 지금 먹는 것이 어디에서부터 왔고, 어떤 경로를 거쳐서 내 식탁까지 왔는지를 차근차근 여행해야 한다고 안 대표는 말한다. 조금씩 쌓이는 정보와 지식이 평생의 식생활을 책임지고 ‘미식’과 ‘건강한 식탁’을 실천하게 한다. 욕심의 과잉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원리에 따라 모든 것이 원론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부들 중에서도 유별난 분들이 계시죠. 같은 토마토라도 무농약 토마토, 유기농 토마토로 나눌 수 있듯이요. 많은 것을 본 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집니다. 직접 눈으로 본 좋은 것은 무엇 하나 남길 것 없이 취하고 싶게 됩니다. 그것을 기른 사람이 얼마나 깐깐한지 알았을 때 그 수확물을 온전히 믿게 되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기른 파프리카는 그 꼭지까지도 다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은 우리의 목숨을 이어가게 하는 귀한 것”이라는 안 대표의 말대로, 우리의 밥상을 지키는 것은 농가의 농민들이 심혈을 기울여 지은 농사의 실한 결실이다. 병이 났을 때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야 한다면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농민의 손길과 어머니의 밥상인 것이다. 이 ‘밥상’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제가 행복할 때는 농민들과 같이 있을 때예요. 욕심 없이 서로 나누고 조금만 도와드려도 순박한 얼굴로 너무 많이 감사해 하시죠. 그 대단한 일들을 해내시면서도 소문내기 부끄러워하십니다.”
농가가 스토리를 제대로 갖게 되면 소비자의 마음을 울려 경쟁력을 가질 뿐더러 다양한 콘텐츠들이 추가로 생산될 수 있다고 안은금주 대표는 강조한다. 빅팜컴퍼니는 농민들의 오랜 수고와 값진 역사를 앞으로도 꾸준히 응원하며 우리 농가의 든든한 기댈 곳이 되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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