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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의 주인공 장욱제, 면세점 사장에 이어 무역회사 대표로 살아온 성공 인생 풀 스토리
'여로'의 주인공 장욱제, 면세점 사장에 이어 무역회사 대표로 살아온 성공 인생 풀 스토리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11.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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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드라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여로’와 주연을 맡았던 장욱제 씨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연기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그는 지금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 _ 류인홍 기자 사진 _ 박해묵 기자

말하자면 ‘여로’는 전설적인 드라마였다. 70년대, TV 드라마가 아직 정착되기 전이었던 시절. 이 작품을 통해 TV 드라마, 아니 TV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로’의 주인공인 ‘영구’ 역을 맡은 장욱제(66) 씨의 인기는 우리가 지금 접하는 유명 탤런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났다. 개그맨 심형래가 ‘영구’를 패러디해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것 역시 원조 영구에 비할 수 없었다.
도대체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였을까? 당시로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으므로 주로 출연 배우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들로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마치 구전되는 전설처럼, 하지만 절대 부풀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방영 시간이 저녁 7시 30분부터 50분까지였어요. 그 시간이 되면 거리에 사람이 없었죠. 군대에서 점호도 하지 않았을 정도였으니까요. 조사가 정확히 되지는 않았지만 시청률이 70%에 달했으니까, 사실 아기들 빼고는 다 본 셈이죠. 당시는 TV가 별로 없었을 때였는데, ‘여로’를 통해 TV 보급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만약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면 시청률은 더 올라갔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들이 있다. 피서지 해수욕장에 놀러간 사람들이 ‘여로’를 보기 위해 TV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해변이 썰렁했다는. 또 주부들이 저녁을 준비할 시간에 드라마가 방영되어 전국의 부엌에서는 밥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는. 이 정도면 시청률 계산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가 이 정도면 주연 배우의 인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극중에서 머리에 ‘땜빵’을 하고 나왔던 장욱제 씨를 따라 전국의 어린이들이 일부러 머리에 구멍을 내기도 했을 정도였다. 장욱제 씨는 그 외에도 여러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필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는 국민배우였다.

좋은 사람들 만나 성공적인 인생 살았다
전설적인 배우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서울 장충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무역업이라기보다는 잡화를 취급하는데, 최근의 주력 상품은 발모제이다. 한국 드라마의 새 장을 연 주인공은 이전 화려한 시절에 대해 ‘그저 옛날 일일 뿐’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다. 그는 옛날 이야기보다는 장욱제라는 사람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말하고 싶어했다. 지금은 거의가 기억 못 하는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전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분들 덕분에 나름대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죠. 첫 번째 분은 ‘여로’를 연출한 이남섭 씨였어요.”
장욱제 씨는 KBS TV 공채 연기자 4기생이다. 2천9백93명이 응시해 여자 20명, 남자 13명을 선발했는데, 그도 이 중 한 명이었다. 4차에 걸친 시험을 통과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장씨는 당시의 합격을 ‘기적이었다’라고 표현했다. 당시 함께 기적을 맛본 연기자 중 지금까지 활동을 하는 사람은 탤런트 이일웅 씨와 반효정 씨 정도.
3년 동안 다른 신인 탤런트와 마찬가지로 단역만 맡았다. 그러다 ‘임자 있었네’라는 드라마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그의 역할은 역시 단역이었지만 출중한 연기력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
그 후 ‘의리의 사나이 돌쇠’에서 주연을 맡고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다. 3년 동안 3부작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를 통해 장욱제라는 연기자의 진면목을 보였다. 또 ‘10분 쇼’라는 시사 풍자극에서는 지금도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고 있는 송해 씨와 함께 열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드라마 ‘여로’를 맡으면서 말 그대로 국민배우가 되었다.
“‘여로’는 야외 촬영을 처음 시도한 작품이기도 했어요. 카메라를 들고 냇가에서 찍은 기억이 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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