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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스승과 제자 소설가 이외수 vs ‘연탄길’ 작가 이철환
문학적 스승과 제자 소설가 이외수 vs ‘연탄길’ 작가 이철환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1.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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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씨가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었다. 오랜만에 이외수 씨를 만나러 가는 이철환 씨는 마치 소풍가는 아이처럼 설레는 얼굴이었다. 그는 자칭 ‘이외수 마니아’다. 이외수의 장편소설 데뷔작 ‘꿈꾸는 식물’부터 허다하게 나온 소설을 모조리 머릿속에 담아 놓았을 정도다. 3백만 부가 넘게 팔린 ‘연탄길’의 문체나 모티브도 이외수 씨에게 빚졌다고 서슴없이 고백할 정도로 이외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어느 인터뷰에선가 그는 “시집 ‘풀꽃 술잔 나비’에서 동화적 발상을 배웠고, 소설 ‘들개’에서 예술가의 치열성을 엿봤습니다. 산문집 ‘날다 타자’에서 깃털 빠진 새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 하시는 말씀인 듯했다”고 말했다.

화천군수의 삼고초려로 감성마을에 자리 잡은 이외수
그의 신간 ‘보물찾기’에는 이외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열 살만 넘으면 가난한 농가의 일꾼이 되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동요 ‘반달’을 가르쳐준 산골 초등학교 ‘소사’아저씨가 있었다. 그 아저씨는 박봉을 털어 전교생 열일곱 명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고 아이들의 합창 발표회를 열어주었다. 바로 그가 이외수였다. 그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아놓은 것은 그가 이외수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선생님은 저에게 단순한 문학적 스승이 아닙니다. 문학적 열망을 가지고 처음 선생님을 뵈러 갔을 때 선생님은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8할은 선생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길을 돌아 감성마을에 들어섰다. 지자체 차원에서 화천군을 문학 테마마을이라는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화천군수가 삼고초려해서 이외수 씨를 모시고 왔다. 이 마을에서는 하늘과 산을 대통령으로, 고라니와 멧돼지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역시 이외수다운 발상이다. 외진 곳을 돌아 부대 너머로 드디어 이외수 씨의 집이 보였다.
산에는 저녁 어스름이 일찍 도착한다. 어느새 얇은 산자락부터 어둠이 스멀거리며 내려앉고 있었다. 이외수 씨의 집 안으로 들어오니 정갈하게 꾸며진 솜씨가 영락없이 안주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외수 씨의 부인은 이철환 씨와 기자 일행을 보더니 걱정이 가득 묻어난 어투로 말했다.
“어떡해요. 선생님이 어제부터 술을 드셔서 지금 많이 취하셨어요.”
조심스럽게 이외수 씨의 집필실을 들어서니 그는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하기야 그에게 취한 것과 취하지 않은 것이 무엇이 다르랴? 취한 듯이 세상을 살았고, 또 맨정신에도 취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한지도 모른다.

“이철환 씨는 우리 문학계의 쌩얼, 가식이 없다”
이외수 씨의 집필실엔 커다란 몸체를 자랑하는 최신형 컴퓨터와 집필할 때마다 즐겨본다는 TV가 자리 잡고 있었다. 생각보다 방은 정갈했고 다만 조금 이질적인 것이 있다면 20년 넘게 계속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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