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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으로 3년에 1억 만들기
월급만으로 3년에 1억 만들기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11.26 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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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소비습관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소비습관이 있다. 모으고 싶다면 이제는 현명한 지출이 대세다. 주식, 부동산, 채권 등 돈을 불리는 방법은 많지만, ‘재테크 불황’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을 만큼 실패한 소식이 더 많이 들린다. 돈을 모으고 싶다면 이제는 현명한 지출이 정답이다. 적게 벌어도 아끼고 모아 큰돈을 만드는 노하우를 9인의 재테크 전문가들이 정리했다.

취재 이윤지 기자 사진 매거진플러스 자료제공 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다음 ‘짠돌이카페 슈퍼짠 9인’, 길벗출판사)

기발한 절약 정보와 쏠쏠한 재테크 정보로 포털 최고 재테크 커뮤니티로 자리 잡은 60만 회원의 다음카페 ‘짠돌이카페’의 대표 시삽은 이 시대의 재테크에 관해 “이제는 없어서 절약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던 세대에서, 절약을 배워 안정적인 삶을 설계하는 스마트 세대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독특한 절약 지식과 뛰어난 재테크 노하우를 가진 ‘짠돌이’ 생활인들의 성공담을 통해 어떻게 월급만으로 3년 안에 1억을 모았는지 그 치열한 과정과 전략을 전격 공개한다.

사례 1. 골드미스, 그 여자가 사는 법

30대 초반의 L씨는 자영업자. 재테크 태그(tag)는 '싱글 재테크, 통장관리, 좋은 걸 오래 쓰는 게 진짜 절약, 짠순이 티 안 나는 쇼핑법' 등이다. 10년 후 멋진 여성 CEO가 되는 것이 꿈인 L씨의 알뜰한 이야기.

 
# 일단 종잣돈을 모아야 재테크가 눈에 들어온다
L씨는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로 돈을 벌기 시작하다가 스물아홉 때 사업을 시작했다. 옷을 좋아하다 보니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는데(해외 명품의류 구매대행),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유 하나로 겁 없이 뛰어들었던 것. 식비, 임대료, 교통비 등이 절감되기 때문이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경기가 좋아서 재미가 쏠쏠했어요. 최고로 잘될 때는 한 달에 1200만원까지 벌었으니까요. 통장에 매일매일 돈이 들어오는데, 너무 바쁘니까 돈 쓸 일이 없더라고요. 쓰지 않으니 매달 눈에 띄게 돈이 쑥쑥 불어나더군요.”

#종잣돈 모으기, 재테크의 출발점
L씨는 3000만원을 모으는 데 몇 달 걸리지 않았다. 단기간에 모은 돈 치고는 굉장한 액수.
3000만원이라는 종잣돈이 생기니, 이율이 조금 더 높은 예금에만 가입해도 몇 만원이 더 생기는 게 눈에 보였다. 이때부터 주식과 펀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재테크를 통해 수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불규칙한 수입과 지출 관리가 관건이에요. 저는 자영업자이다 보니 수입의 기복이 참 심해요. 적은 달은 100만원, 많은 달은 최고 1000만원도 되니 차이가 크죠. 그래서 수입을 기준으로 생활하면 어떤 달은 부족하고, 어떤 달은 너무 남아요.”
L씨는 불규칙한 수입과 지출 관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재테크의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
먼저 MMF. 투자에 따른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서 원금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예치해 두기에는 위험하다. 소액일 경우에는 이자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굳이 증권사를 찾아가지 말고 가까운 주거래 은행에 가서 개설하면 된다. 돈이 들어오는 통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많든 적든 일단 한 통장에 모두 모은다. 이 통장, 저 통장에 나눠서 돈이 들어오면 한 달 수입이 얼마인지 파악하기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자영업 특성상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 통장에 100만원~200만원 정도는 기본 잔고로 유지한다. L씨는 매달 말일에 200만원이 넘는 금액은 MMF 계좌로 옮긴 다음 MMF 계좌에 모아둔 돈을 각종 용도별 통장으로 이체하고, 그래도 남는 금액은 쌓아두었다가 일정액이 되면 다른 예금에 가입해서 묶어두는 방식을 채택했다.
다음으로, ‘자영업자인 나에게 주는 월급, 생활비 통장’. 수입이 일정치 않은 L씨는 스스로에게 월급을 주기로 했다. 월급쟁이처럼 고정적으로 쓰는 비용을 얼마로 정해 놓고, 그 한도에서만 소비하는 것. 그렇지 않으면 수입이 많은 달은 흥청망청 쓰고, 수입이 적은 달은 쪼들리다 비상금에 손을 대게 되기 때문이다.
“제 월급은 150만원이에요. 여기에서 제 용돈 35만원을 뺀 115만원이 생활비 통장에 매달 입금되는 금액이랍니다. 순수 생활비(공과금 및 식비)로 20만원을 쓰고, 나머지 95만원으로 핸드폰, 적금, 보험료, 연금 같은 것들을 지출해요.”
마지막으로 수입 외 ‘공돈’ 모으기다. 주로 사은품으로 들어온 물건을 되팔거나, 안 쓰는 중고 용품을 팔거나, 가끔은 병이나 종이 같은 고물, 진짜 낡아빠진 헌옷을 고물상에 팔기도 해서 생기는 것들이다. 세금 정산으로 돌려받은 돈도 따로 넣어둔다.
“저는 이 돈으로 기름값, 자동차 세금, 자동차 관련 보험료를 내요. 그래서 통장 이름이 ‘자동차 꽁돈’이랍니다. 차가 있으면 이런저런 돈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하는 일에 따라서는 내 차가 꼭 있어야 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해두면 필수로 지출해야 하는 항목인 자동차 관련해서 매달 생활비에서 지출하지 않아도 되니까 좋아요.”
또한 그는 가계부를 손으로 쓴다. 인터넷, 스마트 폰을 이용한 관리도 가능한 세상이지만,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써보자는 마음에 가계부를 구입했다고. 연말이 되면 빼곡한 가계부의 일정과 계획들을 보며, 훌쩍 지나가 버린 올해의 계획들을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되새기기에도 좋다는 것이 ‘손글씨 가계부’의 장점이기도 하다.
“적금, 보험, 대출이자, 통신비 등 고정지출은 정해진 날짜에 잘 나갔는지만 체크하고 가계부에는 적지 마세요. 어차피 고정지출은 매월 비슷해서 월말 결산하기가 쉽거든요. 가계부에는 나의 소비성 지출, 그러니까 내 용돈에 대한 지출을 정확하고 세세하게 적어요. 내가 어디서, 어떻게, 무엇 때문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 보면서 정해진 용돈을 초과한 소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경각심도 생기고 더 절약하게 돼요. 손으로 쓰면서 반성도 더 하게 되고요.”
나이가 들고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돈이라는 게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지 못하겠더라는 L씨는 ‘무조건 안 쓰면서 돈을 모으겠다’라는 마음보다는 ‘힘들게 번 내 돈을 성숙하고 현명하게 써보자’라는 마음에서 짠순이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돈에 끌려 다니지 말고 ‘내 돈은 내가 통제하자’는 마음에서 비롯된 다짐이었다.
“제가 생각하는 현명한 소비는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하는 습관이에요. 먹고 싶은 것을 안 먹고, 입고 싶은 것을 안 입고, 쓰고 싶은 것을 안 쓰는 게 아니라 같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사서 알뜰하게 먹고, 입고, 쓰는 거죠.”

사례 2. 대출금 빨리 갚는 통장 쪼개기의 정석

T씨는 32세 회사원이다. 앞으로 작고 예쁜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3년차 맞벌이 중이며 통장 쪼개기와 대출금 갚기에 주력하고 있다. 훗날의 여유로운 경제상활을 위해 꼼꼼한 신혼 재테크에 힘쓰는 T씨의 ‘통장 쪼개기’ 비법을 소개한다.

#청혼도 거절하고, 결혼자금 모으기에 돌입하다
T씨는 2005년에 남편을 처음 만난 뒤 7년이나 연애를 하고 결혼했다. 사귄 지 3~4년이 지나자 남자친구와 양가 부모님에게서 결혼 얘기가 나왔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속내는 그간 너무 열심히 써서 모아 놓은 돈이 거의 없어 결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사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10년 동안 저는 정말 열심히 돈을 썼어요. 결혼적령기가 되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놓고 안 입는 옷, 가방, 화장품, 구두 등이 정말 많더군요. 통장은 텅 비어 있었고요. 그래서 결혼하기 전 2년 동안 결혼 자금을 정말 열심히 모았답니다.”
통장에 3천만원 넘게 돈이 모이자, T씨는 드디어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허례허식 없이 결혼하기로 하고, 비수기에 결혼식을 올렸으며 예물과 예단은 생략했다. 결혼비용은 T씨가 3천200만원, 남편이 4천만원 정도 부담했다. 1억 원짜리 전세 신혼집에 5천만원을 지출하고 나머지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다. 남은 돈 2천200만원으로 혼수 및 결혼준비를 한 것.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였더니 결혼비용도 줄이고 전세자금 대출도 더 낮출 수 있었다.

#2년 동안 1억원을 안겨준 통장 쪼개기의 기적
T씨 부부는 결혼 후 2년 동안 대출 5천만원 전액을 갚고도 5천만원을 더 모았다. 이 모든 게 통장 쪼개기에서 생긴 시너지 효과라고 T씨는 말한다. 예산에 맞게 통장을 쪼개니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었고, 절약하는 습관도 몸에 배게 되었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이들 부부의 급여 통장은 두 개. 성과급 및 연월차 수당 등 부수입도 모두 각자의 급여통장으로 들어온다. 지출에 관련된 통장은 T씨의 통장으로만 사용한다. 한 곳에서 관리해야 확인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사실 월급은 월급이 아니에요.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 제 돈이 아닌 거죠.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이 돈은 들어오자마자 허브 통장으로 옮겨집니다. 급여 통장은 말 그대로 급여가 입금되는 통장일 뿐 다른 기능은 없어요. 하지만 다른 입출금 내역과 뒤섞이지 않기 때문에 매달 급여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해요.”
저축 통장은 급여 통장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돈. T씨 부부에게는 그동안 대출을 갚는 게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열심히 저축을 했다. 저축 비법은 수입이 생기면 무조건 적금부터 빼놓는 것. 그리고 남은 돈에 맞춰서 생활한다. 결과적으로 소득의 60% 이상은 항상 저축을 한 꼴이 됐다. 현재는 두 사람 다 월급이 올라서 월 평균 400만원 정도 저축하고, 900만원 정도 되는 보너스도 무조건 저축 통장으로 직행한다고.
T씨는 ‘돈의 임시캠프, 허브 통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통장이 많은 경우 출입구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먼저 지출에 있어서 자동이체를 이용하기보다 지출 상황을 매달 확인하며 입금하는 게 좋다고 한다. 자동이체를 시켜놓으면 지출된 내역들이 머릿속에 정리가 잘 안 되기 때문. 직접 움직여서 이체를 시켜야, 어떤 내역이 얼마나 이체됐는지 실감하고 기억할 수 있다.
“매월 25일에 월급을 받으면 남편과 저의 월급은 급여 통장을 거쳐 허브 통장에 모두 입금됩니다. 그다음 각 항목의 통장으로 매월 고정지출 비용을 송금하죠. 그런데 고정지출 비용 중에는 카드로 결제하는 것도 있고, 현금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있잖아요. 그래서 각 항목별로 비용을 송금한 후, 다시 카드 결제 예상내역을 확인하고 해당 금액만큼 각 항목 계좌에서 다시 허브 통장으로 송금해요.”
좀 번거로울 수 있지만 지출을 초과한 건 없는지 반성하는 기회도 되고, 허브 통장에서 한꺼번에 카드대금 관리를 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는 것이 T씨의 설명이다.
또한 주거래은행, 즉 단골은행을 만들면 신용도가 쌓이고 고객등급이 높아져 혜택이 많아진다는 사실도 알아두어야 한다. 24시간 이체수수료 무료, 환전 우대수수료 적용, 대출 시 추가 금리인하까지 특별히 돈을 많이 예치하지 않아도 예금, 펀드, 급여이체 실적, 카드연계 실적을 하나의 주거래은행으로 모으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으로 고정지출이 나가는 통장 쪼개기의 실전. 각 지출 통장에 고정적인 지출비용을 쪼개서 관리하고 금액을 할당한다. 고정지출의 첫 번째 항목은 각종 공과금들. 관리비, 가스, 세금 등이죠. 저희는 정기지출 공과금들 중 가능한 것은 카드로 납부한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는 10% 할인 청구되는 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고 있어요. 가스비가 많이 나오는 겨울을 제외하고는 평균 8만원 정도 나와요.”
또한 함께 사용하는 통장은 남편과 아내가 꼭 공유한다. 예산만 잘 생각해서 계획하면 정말로 일일이 가계부를 쓰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계획적으로 돈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T씨의 조언이다. 수입과 지출 내역 등은 냉장고에 붙여 늘 확인한다. 가끔 손님이 놀러 오면 돈 관리를 이렇게 세세하게 부부가 공유하는 것을 보고 놀라곤 한다고. 덕분에 더욱더 같이 아끼고, 머리를 싸매고 적극적으로 의논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는 자칫 잘못하면 씀씀이가 헤퍼지기 쉬워요. 직장에 갔다 오면 온몸이 피곤하고 주말에는 쉬고만 싶다보니, 돈으로 편리하게 때우고 싶을 때가 많죠. 그렇지만 힘들게 번 맞벌이 월급일수록 튼튼하게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전 일상생활에서 쉽고 편리한 생활비 절약 재테크를 실천하고 있어요.”

<통장 쪼개기의 핵심>

1단계: 우리 집의 총 수입이 얼마인지 파악한다.
2단계: 우리 집의 총 수입을 일단 모았다가, 적당한 곳으로 배분시켜 줄 허브 통장을 만든다.(허브 통장은 단순 입출금 통장이 편리)
3단계: 우리 집의 지출 항목들을 체크하고, 각 지출 항목별로 이름(계정)을 붙인 통장을 만든다.
4단계: 각 항목의 1년 예상을 측정해서 한 달 평균을 낸다.
5단계: 허브 통장에서 각 계정별로 정한 금액을 월 1회 입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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