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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부암동 산책길
봄이 오는 부암동 산책길
  • 최효빈
  • 승인 2015.04.06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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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행

봄바람이 살며시 불어오던 어느 한적한 오후, 부암동을 찾았다. 승용차 없이 오르기는 조금 버거운 부암동은 옆 동네 삼청동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동네. 소규모 매장과 갤러리가 밀집해 있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길고 길었던 겨울, 그동안 뼛속까지 스며드는 칼바람에 추위에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면 봄기운 따라 골목 따라 부암동 산책을 나서보자.

진행 최효빈 기자│사진 맹석호

 

 [첫 번째 코스]
우리나라 최초의 젓가락 브랜드 ‘저 집’

부암동 여행의 시작은 우리나라 최초의 젓가락 브랜드인 ‘저 집’에서 시작되었다. 부암동 주민센터 맞은편에 있는 ‘저 집’은 2013년 9월 처음 문을 연 후에 대통령의 각종 해외순방 선물 및 국빈 선물 등에 쓰이는 한국 전통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젓가락 상점으로, 부암동을 찾는 국내 여행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저 집’의 젓가락은 옻칠 기법을 근간으로 오랜 공을 들여 완성한다. 특별히 엄선된 나무, 조개, 천연 옻 등이 쓰이는데 숙련된 장인의 전통적 공예 기법의 젓가락은 물론이고 현대화한 현대 공예가들의 작품과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만들어낸 예술적인 젓가락을 선보인다.  거기에 전통적인 내부 인테리어와 흡사 그리스를 연상시키는 외부 인테리어는 ‘저 집’의 다양한 제품과 마찬가지로 전통과 현대를 융합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저 집’의 최민제 실장은 젓가락의 주재료가 되는 옻에 대해 “옻의 독특한 성분은 인체에 이로움을 준다. 옻은 항균성, 살균성이 강하여 유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매우 탁월한 천연제이다.
한국인에게 젓가락은 몸의 연장이다. 무심코 사용하는 젓가락은 인간의 뇌를 활성화시킨다.”라고 하며 제품을 설명하였으며, “또한 최근 미국이나 유럽의 소위 ‘멋쟁이’라고 불리는 신사들이 콤팩트하게 가지고 다니는 젓가락 세트가 인기다.”라고 전하며 “현대사회에서는 젓가락 하나에도 멋과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사이즈가 작은 아동용 숟가락·젓가락 세트, 수저를 받칠 수 있는 수저그릇 등 젓가락 이외에도 수공예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정성이 담긴 특별한 선물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60-6
문의 02-3417-0119

 

 

[두 번째 코스]
갤러리와 카페를 한 번에 즐기는 ‘라 카페 갤러리’

‘저 집’에서 나와 오르막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라 카페 갤러리’.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라 카페 갤러리는 2012년 4월에 오픈하여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였다.
‘좋은 삶의 문화 공간’이라는 타이틀 아래 이름처럼 카페와 갤러리로 이루어진 ‘라 카페 갤러리’는 박노해 시인의 상설 전시가 열리는 ‘라 갤러리’와 시인과 나눔문화 연구원들이 직접 읽고 추천하는 도서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라 책방’, 그리고 매 계절마다 건강한 과일로 만든 ‘계절담근차’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라 카페’로 이루어져 있다.
‘라 갤러리’에서는 지금까지 박노해 시인의 전시가 여덟 차례 진행되고 있는데, 찾기에 조금 어려운 곳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다녀간 방문객들이 약 10만 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라 책방’의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다. 카페를 찾는 고객들은 주로 ‘라 책방’의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로 담소를 즐기는데,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활에서 잠시 쉬어가는 공간의 냄새가 짙은 편이다.
‘라 갤러리’에서 현재 전시되고 있는 사진전은 박노해 페루 사진전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展이다. 작년 11월 21일에 시작하여 이번 달 18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사진전은 라 카페 갤러리의 휴무일인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카페를 찾는 고객에게 무료로 전시를 제공한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展은 박노해 시인이 남미에서 유일하게 4천 년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페루에서 가난과 차별을 뚫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담은 사진들로 이루어진 전시로, 삶에 대한 감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또 삶을 살아가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44-5
문의 02-379-1975
가격 4천원~7천원

 

 

[세 번째 코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291’

‘라 카페 갤러리’에서 언덕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공간291’은 사진의 사회적 공헌과 개인적 성취를 위하여 2013년 11월에 개관된 협동조합사진공방의 문화예술공간이다.
이곳의 공간은 신인작가를 지원하는 ‘대안 공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사진책 도서관’, 후원회원과 조합원들을 위한 ‘즐거운 작업실’로 운영되는데 사진의 예술적, 사회적 역할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쪽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부암동의 따뜻한 채광이 그대로 실내로 비춰지는 공간에는 신인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따뜻한 느낌의 원목 테이블과 의자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다정한 휴식처 같은 느낌을 풍긴다.
찾아오는 누구나에게 열린 공간이 되어 주는 ‘공간291’은 워크숍 및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여 사진의 활성화와 더 많은 영역으로의 확장을 이루어 내고자 하며 신인작가들의 예술 활동 지원과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시작하는 작가들의 자립적 성장을 돕고자 한다. 일층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사진책 도서관, 사진 공방 및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고 사진 관련 교육,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며 지하 일층은 대안 공간으로 신인 작가 및 기획자들을 지원하는 전시 공간이다.
현재는 ‘2015년 상반기 공간291 신인작가 공모’의 선정 작가인 배준현 작가의 작품이 걸려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9-1
문의 02-395-0291

 

 

[네 번째 코스]
서울에서 즐기는 힐링캠프 ‘백사실계곡’

‘공간291’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 조금 지칠 때쯤 ‘백사실계곡 입구’가 나온다. 오르막을 오를수록 ‘이 곳이 서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고요해지다가 숲속에 들어서면 완전히 서울과 차단된 기분을 느낀다. 시끄럽게 떠들던 목소리도 어느새 잠잠해지고 어느덧 자연스럽게 말없이 풍경을 즐기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사적(백석동천, 사적 제462호)과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우수한 자연생지역으로서 도룡뇽, 개구리, 버들치, 가재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1급수 지표종인 ‘도룡뇽’은 서울특별시자연환경보전조례에 의한 서울시 보호야생동물로서 백사실 계곡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어 그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실제로 산 속을 거닐다 보면 청솔모를 쉽게 마주칠 수 있는데,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다.
백사실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계곡을 접할 수 있는데 청정 지역이기 때문에 물론 발을 담글 수는 없지만 시원하게 쭉 이어진 계곡을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비가 온 뒤 수량이 많을 때 더욱 보기가 좋아 관광객들은 주로 여름철에 많은 편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115
서식물 도룡농, 버들치, 청설모 등

 

 

[다섯 번째 코스]
부암동을 한 눈에 내려다보는 ‘산유화 카페’

맑은 산 공기를 마시고 다시 내려오다 보면 ‘산유화 카페’가 나온다. 지난해 KBS드라마 <연애의 발견>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산유화 카페는 전통 한옥을 개조하여 카페로 꾸민 공간으로, 최근 부암동에서 빠지지 않는 핫 플레이스 중 하나이다.
한옥답게 원목으로 이루어져 역시 포근한 느낌을 자아내는 카페는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기운을 즐기기에 좋다. 여기에 고추장 대신 옛날 궁중에서 사용한 간장으로 양념을 한 ‘산유화 떡볶이’와 소화 기간에 좋은 ‘오미자 차’, 또는 ‘오미자 생맥주’를 함께 즐긴다면 분위기와 맛, 멋 모두를 잡은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산유화 카페에서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찾을 수 있다. 한복연구가 박창숙이 운영하는 카페답게 한복과 자재들로 꾸민 실내 인테리어는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산유화 카페에선 또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있다. 바로 테라스. 부암동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밤기운이 차지 않은 봄이나 여름, 혹은 분위기를 즐기기 좋은 가을에 떨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은 가히 장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95-7
문의 02-736-8075
가격 5천원~6천원

 

 

[여섯 번째 코스]
숙주나물의 아삭함을 즐기는 ‘사이 치킨’

‘산유화 카페’에서 다시 부암동 첫 시작점이 되는 부암동 주민센터까지 길을 따라 내려오면 작은 골목 사이에 ‘사이 치킨’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작은 골목길의 작은 가게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꽤 나 있는 맛집이다.
파스텔 톤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모던하기보다는 집처럼 편안한 내추럴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누구나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음식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사이 치킨’의 대표 메뉴는 ‘후라이드 치킨+숙주 샐러드’ 세트와 ‘사이치킨’으로, 특히 프라이드 치킨과 곁들어 먹는 숙주 샐러드는 ‘사이 치킨’이 독자 개발한 메뉴로 조금 느끼할 수 있는 프라이드 치킨에 아삭함을 부여해 준다.
자극적인 맛이 강한 요즘의 치킨과는 달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애썼으며 무한 리필이 되는 숙주나무가 먹는 이로 하여금 건강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인지 ‘사이 치킨’의 주 고객층은 여성, 커플, 가족 단위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암동의 핫 플레이스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고 있는 중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57-3
문의 02-395-4242
가격 2만7천원(후라이드 치킨+숙주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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