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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 DDP 속으로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 DDP 속으로
  • 최효빈
  • 승인 2015.05.2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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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행

작년 서울 도심 한가운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개관했다. 공간이 따로 분리되지 않고 마치 물이 흘러가듯 이어져 있는 DDP는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각종 회의, 론칭쇼, 패션쇼, 시상식, 공연, 전시 등의 개최 장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뮤지엄과 도서관, 백화점을 융합한 디자인&아트 숍으로서도 가치가 높다. 개관한 지 이제 약 1년.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벌써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DDP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진행 최효빈 기자│사진 이용관│자료 DDP(02-2153-0000)

DDP 안내
문의 02-2153-0000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281, DDP
가는 방법 지하철 2호선, 4호선,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

 

아픈 역사를 지닌 이간수문 옛터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DDP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간수문(二間水問). 이간수문은 도성의 성곽을 통과하는 수문으로, 일제강점기 경성운동장이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DDP 공사와 함께 발견된 문화재이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흥인지문과 광희문 사이의 성곽을 허물고 콘크리트를 부어 경성운동장을 세웠다. 광복 후 이름이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는데, 서울운동장은 광복 후에도 허물어지지 않고 전국체육대회 장소로 쓰이거나 노점상들의 생계용 풍물시장 등으로 쓰여 왔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서 이 부지를 공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으며, 이에 DDP 건립이 추진되었다.
그런데 DDP 건립을 위해 운동장을 들어내자 지하에 묻혔던 많은 유구·유물이 나왔고, 또 사라진 것으로 생각했던 123m에 달하는 동대문~광희문 구간의 성벽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나왔다. 역설적으로 일제가 경성운동장을 지으며 콘크리트를 쏟아부은 덕분에 문화재가 보존된 것이었다. 이렇게 조선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1년간 계속되었고, 각종 문화재 및 이간수문이 복원되었다.

 

환유의 풍경을 담은 DDP 건축물
DDP의 건축 설계는 이라크 출신의 여성 디자이너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자하 하디드가 맡았다. 자하 하디드는 2004년 여성 최초로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디자이너로, 새벽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하였다. 또 DDP가 위치한 동대문 인근 지역의 역사, 문화, 사회, 경제적 맥락은 물론 DDP를 통해 동대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환유의 풍경’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공간적 유연성은 물론 한국적 전통과 끊임없이 변모하는 디자인의 미래를 모두 담고 있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창의융합 교육을 기반으로 한 ‘DDP 디자인 놀이터
아이들과 함께 DDP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배움터 안에 있는 ‘DDP 디자인 놀이터’를 추천한다. 전시 체험 공간과 대상별 프로그램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디자인 놀이터는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는데, 주제별로 상상오솔길, 상상의 문, 상상마을, 상상발전소까지 총 4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 체험(체험전시실)은 소리별, 디자인 이야기, 거울 숲, 나는 자동차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다양한 구조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았던 다양한 아이디어 작품들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상상발전소)은 공방 프로젝트, 디자인 워크숍, 위캔드 디자이너스쿨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선 아이들이 다양한 도구와 재료를 직접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보거나 전문가와 주제별 워크숍을 함께하는 등 체험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이용 안내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화요일~일요일)
입장권: 1인 4천원
프로그램 이용권: [초급] 1인 8천원(5세부터) / [중급] 1인 1만2천원(1세부터) / [가족] 1가족 3만원(5세 이상의 가족 단위)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장 ‘함께 36.5 디자인’
아이들이 디자인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시간, 중·고등학생이나 부모들은 배움터의 ‘함께 36.5 디자인’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 전시는 DDP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는데, ‘달라서 아름답고 함께해서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화이부동의 장’이라는 제목으로 차이와 다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차이와 차별의 문제 제기가 아닌 달라서 아름답고 다름이 바람직한 사회에 대한 인식을 통해 다름의 공존에서 외미와 내미의 가치를 발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인 <손으로 보는 졸업앨범>은 시각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졸업앨범으로,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던 졸업앨범을 국립서울맹학교 학생들의 실제 얼굴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 또 전시장 입구의 600개의 목형은 장애인 신발, 짝발 신발 등 개인마다 천차만별인 발을 표현하여 ‘다름’을 상징하였다.
이 외에도 다양한 환경에서 태어난 새 생명에게 따뜻한 체온 유지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25달러 인큐베이터, 폐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업사이클 인큐베이터 등 경제나 환경을 이유로 태어나면서부터 위기를 겪는 아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인큐베이터 작품들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윤리 의식을 고취하고자 했다.
 
이용 안내
기간: 3. 17~5. 24
관람시간: 10:00~19:00(화~일/10:00~21:00(수/금 연장 운영시)
관람요금: 일반 8천원/학생(대학생 포함) 및 단체 4천원

 

디자인이 생활로 이루어지는 ‘살림터’
DDP에서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살림터. 살림터는 ‘건축 안의 또 다른 건축’이라 불릴 만큼 독특한 개성과 조형미가 돋보인다. 디자인마켓과 트렌드숍 등의 쇼핑 공간과 강연·워크숍 등의 교육 공간, 디자이너와 동대문 상인들을 위한 라운지 등이 마련된 소통과 비즈니스의 장이다.
살림관 1층/2층은 디자이너의 제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디자이너 갤러리숍을 비롯해 생활용품 편집 매장, 한류 스타를 브랜드화한 매장, 무형문화재와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매장 등 40여 개의 작은 상점이 옹기종이 모여 있다.
구체적으로 살림 1·2관은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는 디자인 비즈니스 플랫폼의 공간이며, 디자인나눔관은 시민을 위한 디자인 전문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세미나가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된다. 그리고 어린이쉼터는 영유아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 곳으로, 디자인을 통한 체험과 놀이로 창의융합형 교육을 진행하는 학습 공간이다.
독특한 구조뿐만 아니라 독특한 체험, 의미 있는 전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DDP. 특별한 스페이스로서 중요한 행사가 개최되지만 일반 대중 또한 누구나 방문하고 참여할 수 있는 DDP에서 올 봄,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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