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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직장인을 위한 재테크 ‘작은 돈’부터 모으자
월급쟁이 직장인을 위한 재테크 ‘작은 돈’부터 모으자
  • 송혜란
  • 승인 2015.06.23 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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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술
 

다들 돈이 없다고 난리다. 교통비에 점심식사비만 지출했을 뿐인데 어느새 지갑이 얇아지고, 10만원을 쥐고 장을 봐도 살 것이 없다고. 어디 그뿐인가. 회사는 돈이 없다며 복지비를 줄이고, 집 없는 사람들은 치솟는 전셋값에 발만 동동 구른다. 많지도 않은 돈, 통장에 넣어둔 것도 아닌데 맘껏 써보지도 못했다며 불평만 늘어놓는다. 이 모든 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껴진다면 삶을 바꾸는 작은 돈의 기적 푼돈 재테크 비법에 대해 귀 기울여 볼 때다.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매거진플러스

이렇게 모두가 돈 걱정을 할 때 은근히 신경 쓰이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아니 글쎄, 김 대리가 이번에 아파트를 샀다지 뭐야.” “영철이는 결혼자금으로 얼마를 모았다는데 넌 그동안 뭐했냐!” “옆집은 벌써 개인연금 다 부었다는데….” 주변의 짠돌이들 덕분에 ‘이제 나도 돈 좀 모아야 하는데’ 하고 정신이 번쩍 든다. ‘그런데 어떻게 모으지?’

<삶을 바꾸는 작은 돈의 기적 푼돈 재테크>의 저자 장순욱 씨는 “큰돈을 벌 수 없다면 작은 돈부터 모으자”고 조언한다. 장 씨는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뉴캐슬대학교에서 국제정치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경제신문>, <스포츠 투데이>, <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SBS, MBC, KBS, YTN, CBS 등에서 경제평론가를 지냈다. 대학 시절부터 ‘장도빈(도시빈민)’으로 불릴 정도로 짠돌이였던 그는 경제지식과 대중적인 글쓰기 실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부자들의 검소한 습관을 관찰해왔다. 그런 그가 말하는 푼돈 재테크 비법은 무엇일까.

재테크의 시작, 푼돈 궁합지수 파악하기

하루 동안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을 계산해보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많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고, 현저히 적다면 이미 푼돈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이 푼돈에 대해 얼마나 경각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장 씨. 그가 제시하는 ‘푼돈 궁합지수’를 한번 체크해보자. 답은 ‘예’, ‘아니오’로 대답하면 된다.

※푼돈 궁합지수
1. 묵직한 돼지저금통을 갖고 있다.
2. 버스 두세 정거장의 거리는 걸어간다.
3. 500원 이상 하는 커피는 거의 안 마신다.
4. 기본요금 거리는 버스보다 택시를 주로 이용한다.
5. 수수료를 조금 지불하더라도 가까운 아무 은행에서나 돈을 찾거나 송금한다.
6. 헌 옷도 기꺼이 입을 수 있다.
7. 돈을 쓸 때 세 번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8.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는 늘 빼놓는다.
9. 한 달 수입에서 저축하는 비율이 30퍼센트 이상이다.
10. 돼지꿈을 꾼 때를 제외하고는 로또를 사본 적이 없다.

4번과 5번은 ‘아니오’가 1점이고 나머지는 ‘예’가 1점이다. 점수를 더해본 뒤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 확인해보자.

9점 이상
푼돈의 비밀을 이미 알고 있다. 부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6~8점
푼돈을 아껴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으며 노력하고 있다.
5점 이하
생각은 있지만 실천이 따르지 못하거나 절약에 관심이 적다.

점수가 너무 낮게 나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같은 설문지로 조사해보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장 씨는 말한다. 즉 푼돈을 아끼고 절약하는 사람은 점수가 높게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 아주 낮게 나온다고. 심지어 0점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푼돈을 절약하기로 마음먹을 경우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따라서 푼돈을 절약할 마음을 먹고 실천하기로 한 순간 점수는 급상승한다. 이와 반대로 ‘푼돈 따위’라며 절약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푼돈의 위력

그런데 왜 하필 재테크 비법이 푼돈 절약일까? 푼돈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예는 수없이 많다. 짠돌이로 소문난 중견기업의 김 과장. 휴대전화는 주로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며,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에서는 인터넷 사용을 극도로 자제한다. 또, 아무리 급해도 택시를 타는 법이 없다. 대신 거미줄처럼 얽힌 서울 시내버스 노선을 손금 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 그런 김 과장이 어느 날 갑자기 거금(?) 40만원을 들여 단식원에 들어갔다. 이유는 담배를 끊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그렇다고 치기엔 40만원은 그에게 엄청난 거금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단식원에 40만원을 선뜻 투자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돈이 가져다줄 엄청난 수익 때문이었다. 그간 김 과장은 하루에 담배 한 갑씩을 피워왔다. 단식을 통해 금연에 성공한다면 40만원이 아깝지 않다는 계산이 나왔다. 김 과장이 하루에 담배로 소비하는 돈은 2500원(담배 가격이 인상되기 전의 일이다), 정말 푼돈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한 달 동안 모이면 7만5000원이 된다. 1년이 되면 90만원이 되고, 10년이면 900만원이 넘는 목돈이 만들어진다. 또, 30년이 되면 2700만원으로 불어나면서 담배로 사라진 돈은 복권 당첨금만큼 커진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기사가 2004년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적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잔에 3달러 하는 스타벅스 커피 대신 회사나 집에서 스스로 커피를 끓여 마시면 30년간 이자를 포함해 약 5만500여달러, 우리 돈으로 5500만원(달러당 1000원 기준)이 절약된다고 한다.

이런 계산에 따라 김 과장은 단식의 고통스러운 수행을 견뎌냈고 이후 10년째 담배를 입에 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신 그는 처음 2년간 매달 아내로부터 받은 용돈 중 7만5000원을 따로 저축해 180만원을 모았다. 40만원을 투자해 2년간 180만원을 번 셈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로 따지면 2년간 400퍼센트 이상이 된다. 그가 앞으로 30년 간 담배를 끊는다면 40만원의 투자금액은 1만 퍼센트가 넘는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투자가 될 것이다.

이처럼 푼돈 재테크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이유는 대부분 허투루 날리는 푼돈에는 ‘반복성’과 ‘중독성’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담배, 커피 등은 우리가 소소하게 지출하는 대표적인 푼돈 킬러들이다. 적은 액수지만 끈질기게 돈을 요구한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그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반대로 이 같은 반복적 지출이 중단될 경우 푼돈은 쌓여 목돈이 된다. 푼돈을 아끼는 소비습관이 작은 지출을 지속적으로 막아줘 큰돈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푼돈으로 만들어진 목돈은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바로 단단하다는 것. 위쪽 목돈이 아래쪽 목돈을 누르면서 강도가 더 세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목돈은 오랜 시간 운동을 통해 단련된 사람의 근육처럼 자랑스러운 ‘우량 목돈’이 된다. 푼돈을 모아 만든 만원과 길에서 주운 만원은 엄연히 다르다. 후자는 지갑에서 일주일간 버틸 힘이 없다. 길어 봐야 하루면 없어진다.

그러나 아껴 모은 돈은 다르다. 100원짜리 동전 100개를 모아 만든 만원은 목돈이 되는 그 날까지 꿋꿋하게 자기 자리에서 버티고 있을 만큼의 힘이 있다. 즉 돈이 사라지려는 반작용 에너지를 견딜 힘이 생기는 것이다. 기억하라, 푼돈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

푼돈을 아끼는 방법, 억제·절제·검소

푼돈은 사회 통념상 5000원 미만의 돈이다. 이런 푼돈을 아끼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푼돈으로 구매하는 제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담배를 끊어 담뱃값을 아끼고,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카페모카가 아닌 자동판매기 커피를 이용하거나 직접 만들어 먹는 방법이 있다. 또한, 택시 대신 버스를 타고, 버스 대신 걸어 다님으로써 교통비 역시 줄일 수 있다. 이런 첫 번째 방식은 ‘억제를 통한 푼돈 절약’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절제를 통해 푼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딱 한잔 더 마시고 싶은 욕구를 참아 맥주 500cc의 값 2000원을 절약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술집에서 마시는 대신 편의점에서 캔 맥주를 사서 마신다면 더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다. 고깃집에서 막판 포만감을 위해 삼겹살 1인분을 더 주문하고 싶은 욕구를 제어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방식은 ‘절제를 통한 푼돈 절약’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가정주부들이 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 갖가지 눈물겨운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것도 절제를 통한 푼돈 절약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제품을 오래 사용해 푼돈을 아끼는 방법이 있다. 같은 제품을 다른 사람보다 오래 사용해 돈을 절약하는 것. 예를 들어 평균 3년 신고 다닐 수 있는 10만원짜리 구두에 만원을 투자해 수선한 뒤 6년 동안 신고 다닌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결국, 이 사람은 10만원을 들여 신발 한 켤레를 더 사야 할 기간을 단돈 만원으로 버텼기 때문에 3년간 9만원을 아낀 셈이다. 이런 방식은 ‘검소함을 통한 푼돈 절약’이다.

종합해보면 푼돈을 아낀다는 것은 결국 불필요한 작은 지출을 억제하고, 욕구를 절제하며 생활을 검소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깨어 있는 의식이 있다면 메울 수 있는 소소한 구멍을 쉽고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 달에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장 씨가 제시한 리스트를 참고해 보자. 괄호 안은 월평균 절감 비용이다. 이 중 자신에게 맞는 항목을 선택, 본인만의 습관으로 만들어 조금씩 아낀 푼돈을 저축액으로 늘리면 된다. 

1. 헬스클럽 대신 가까운 운동장이나 공원에서 걷거나 달린다.(월 5~10만원)
2. 자가용 대신 버스, 지하철, 카풀을 이용한다.(월 14~17만원)
3. 점심을 사 먹는 대신 도시락이나 가까운 회사식당을 이용한다.(월 4~8만원)
4. 마트에서 싸다고 과다 포장된 물건을 사지 않는다.(월 2~3만원)
5. 친구들에게 ‘다음에 쏠게’ 하고 기분 내지 않는다.(월3~7만원)
6. 자취보다 기숙사를 이용한다.(월 15~40만원)
7. 점심식사 후 테이크아웃 커피 대신 집이나 회사에서 타 마신다.(월3~5만원)
8. 백화점 쇼핑 대신 보세의류 쇼핑을 즐긴다.(월10~20만원)
9. 외식을 하기보다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다.(월4~6만원)
10. 한두 번 정도는 영화관을 가는 대신 다른 저렴한 방식으로 영화를 본다.(월1~2만원)

단, 푼돈을 아낄 때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 하나 있다. 내 푼돈을 아끼기 위해 다른 사람 혹은 사회적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푼돈 절약이 아닌 단순한 낭비다.

2퍼센트 절제가 주는 삶의 즐거움

리스트를 확인해 본 후 지나치게 금욕적인 삶을 살라고 말하는 것 같아 언짢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푼돈을 소중히 여기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 꼭 금욕만을 요구하는 것일까? 푼돈을 아끼는 것이 금욕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비록 그것이 부자의 길이거나 인간적 성숙함을 이룰 수 있는 방도라 하더라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일 수 있다.

그러나 한 푼의 돈이라도 소중히 아끼는 것은 금욕이 아닌 절제하며 즐기는 성숙한 즐거움을 맛보는 길이다. 즉 2퍼센트를 채우지 않음으로써 98퍼센트의 만족을 온전하게 얻는 것이다. 욕망의 100퍼센트가 채워지면 사람들은 그 순간 만족한 일에 대한 허무함과 더불어 새로운 욕망을 느낀다. 욕망의 100퍼센트 만족은 끝이 아니라 200퍼센트 불만의 새로운 시발점이 된다.

그러나 98퍼센트만 채운다면 100퍼센트에 가까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욕망의 만족에 따른 허무함이나 더 큰 욕망을 찾아 헤매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대신 그 자리에는 절제된 즐거움이 들어서고, 진정한 유쾌함이 찾아온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2500년 전 행복의 조건으로 다섯 가지를 이야기하면서 그 중 첫 번째로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재산’을 꼽았다. 플라톤 역시 2퍼센트 부족할 때, 나아가 그만큼 아낄 때 욕망이 완전히 표출되는 것을 제어할 수 있고, 더불어 행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면에서 푼돈 절약은 행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준다. 돈을 아끼는 정신은 현실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고 나아가 미래를 낙관하도록 하며, 이런 삶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푼돈을 아끼는 방법은 지금까지 설명했듯이 간단하고 단순하다. 다소 철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지금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늘 깨어 있는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낀 푼돈은 목돈을 만들어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바꾸는 기적 같은 일을 하게 된다.

 

 

 

 참고도서:<삶을 바꾸는 작은 돈의 기적 푼돈 재테크>(더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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